또 뒤통수 친 한전..'최악 적자' 속 억대 연봉자 늘더니 '황제 출장' 딱 걸려

30조 적자에도 억대 연봉자 9.1% 증가
부적절한 출장 수차례 다닌 임원 적발
올 2분기 전기요금, 이달 말 발표 가닥

이정화 기자 승인 2023.03.29 10:44 의견 0
지난해 한전의 억대 연봉자는 총 3589명으로 전년보다 9.1% 증가했다. 사진은 한전 본사 전경. [자료=한전]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최악 적자에도 억대 연봉자를 늘리고 외유성 출장을 다닌 사실이 포착됐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전기요금 인상과 자구적인 노력을 강조해온 만큼 국민들은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전의 억대 연봉자는 총 3589명으로 전년보다 9.1% 증가했다.

한전의 억대 연봉자는 ▲2018년 1752명(7.8%) ▲2019년 2395명(10.4%), ▲2020년 2972명(12.7%) ▲2021년 3288명으로 매년 늘었다. 올해는 유독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30조8000억원으로 추산되는 한전의 영업적자를 메꾸고자 올 들어 전기 요금을 29.5% 올렸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최근 공기업의 재무안정 등을 위해 범국민적 에너지절약을 당부하고 공기업이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이같은 돈잔치 속에 의미가 퇴색한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천문학적인 적자에 시달리면서도 수차례 외유성 해외 출장을 다녀온 점 역시 비난의 대상이다.

산업부는 지난달 에너지 분야 산하 공공기관 임원의 부적절한 해외 출장에 대한 제보를 받아 조사한 결과 한전과 한전KDN의 임원이 해외로 호화 출장을 여러 차례 다녀온 사실을 적발했다.

전직 한전 임원인 A씨와 현직 한전KDN 임원인 B씨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정부가 내린 출장 자제 지침을 위반했다. 시급하지 않은 지사·법인 업무보고와 단순 현지 시찰이란 명목으로 각각 5차례(8개국)와 7차례(14개국)에 걸쳐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것이다..

이들은 코로나19로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시기 해외 출장지에서 따로 만난 다수 기관의 직원들과 4차례나 부적절한 동반 식사 자리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비대면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업무였고 일정도 단순한 업무 보고와 현장 견학이 전부였다"면서 "이들이 현지 지사와 법인에서 받은 관광비용 570만원을 환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는 한전이 '방만경영'이란 이미지를 벗고 여론의 신뢰를 회복할지 주목된다.

한전 관계자는 "(억대 연봉자 증가에 대해) 장기근속 직원의 영향이 가장 크고 24시간 전력설비 운영을 위해 휴일과 야간근무수당 지급이 불가피한 교대근무자 661명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전기요금 억제와 국민부담 최소화를 위해서는 "지난해부터 5개년 14조3000억원의 재정건전화계획을 수립했다"며 "작년 자산매각 3700억원과 사업조정 4900억원, 전력구입비 2조2000억원 절감 등 총 3조8000억원의 재무개선 성과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2분기 전기요금은 오는 31일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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