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 유리천장 여전..비정규직·고졸일수록 여성 채용 비율↑

윤성균 기자 승인 2023.03.08 16:54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카드·증권·보험·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비정규·고졸 일자리에 주로 여성을 채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대졸 채용에서는 남성의 비중이 더 높았다.

8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하 사무금융노조)이 소속 지부 중 54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신입사원 채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1479명인 정규직 채용 중 여성 비율은 41.6%(616명)였다. 반면 1317명 비정규직 채용 중 여성 비율은 65.1%(85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학력이 고졸인 신입사원 203명 중에서는 84.2%가 여성이었다.

신입차원 채용시 여성 현황 [자료=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사무금융노조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성차별적인 채용 관행이 여성노동자들을 질 낮은 일자리로 내몰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무금융노조가 2016년부터 매년 실시하고 있는 여성 부서장·임원 비율 실태조사에서도 여성에게 불리한 ‘유리천장’은 여실히 드러난다.

사무금융노조 소속 사업장 54개의 전체 임원 1136명 중에서 여성은 8.3%(94명)이었다. 관리자(부장) 여성 비율은 10.5%로 간신히 두 자릿수를 넘었다.

여성 임원 중 등기임원의 경우는 259명중 25명으로 9.7%에 불과했고 관리자(차장)의 여성비율은 2539명중 427명(16.8%)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 임원 및 부서장 현황 [자료=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사무금융노조 측은 “제2금융권 여성노동자의 경우 안정적 고용환경이라는 선입견에도 불구하고 직장 내에서 열악한 직군으로 배치되거나 남성들의 업무에 비해 저평가되기 일쑤로 ‘기여도가 낮다’거나 ‘출산과 육아휴직’ 등을 핑계로 승진에서 제외되고 있다”며 “정부는 출산율 저하를 막겠다고 하면서도 불안정한 시간제 일자리를 확대하고, 실효성 없는 엉터리 출산 장려정책으로 여성노동자의 삶을 기만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는 책상에서 주먹구구식의 정책을 만들 것이 아니라 우리사회에 만연한 성차별을 줄이고 출산과 육아를 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당장 산하기관부터 안정적인 일자리를 확충하고, 유리천정을 없애기 위한 승진(임원)할당제 도입, 남성의 육아휴직 의무화 등 여성의 경력단절을 막는 적극적인 정책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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