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저작권료 수금 시대 열리나..스페인·아르헨, 한국에 총 2억7000만원 송금

김병욱 기자 승인 2023.02.05 20:05 의견 1
한국영화감독조합(DGK) [자료=DGK홈페이지, 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병욱 기자] 국내 영화·드라마 감독 500여명이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에서 저작권료를 받게 됐다.

5일 한국영화감독조합(DGK)에 따르면 최근 스페인의 저작권 관리단체인 DAMA와 아르헨티나 영화감독 단체인 DAC은 한국 영화와 드라마 감독 500여 명에게 지불하는 저작권료 총 2억7000만 원을 송금해왔다.

저작권료는 창작자 개인당 적게는 수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가량이다. 해외 국가에서 저작권료를 송금해오기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DGK 측은 전했다.

프랑스와 스페인, 아르헨티나 등 해외 40여개국은 자국에서 TV 등을 통해 송출하는 다른 나라 영상물에 대해 저작권료를 지급해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저작권법상 영상물 최종 송출권자가 감독이나 작가 등 원저작권자에 저작료를 내도록 하는 법 규정이 없다. 이렇다 보니 한국은 해외에 저작권료를 주지도, 받지도 않는 상황이 이어져 왔다.

지난해 성일종, 유정주 의원 등 일부 국회의원은 영상물 저작권자가 저작재산권을 양도하더라도 영상물 최종공급자로부터 이용 수익에 따른 보상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저작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영화계는 이번 기회에 저작권법 개정안이 통과돼 영상물 저작권리가 보호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DGK 측은 "저작권료의 국외 송금은 호혜 평등의 원칙에 따라 상대국 저작자의 저작권료를 수집해 송금할 수 있어야만 상대국에서도 송금이 가능하다"면서 "선제적 송금이 이뤄진 것은 국내 저작권법 개정 운동에 대한 양 단체의 지지 의사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DGK 공동대표인 윤제균 감독도 이날 전화 통화에서 "저작권료는 많은 금액이 아니더라도 어려운 상황에 놓인 감독, 작가들이 다음 작품을 준비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며 "우수 인재들이 영화계로 유입되는 동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DGK는 성일종·황보승희 국민의힘,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공동으로 송금받은 저작권료를 수여하는 기념식을 개최한다.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을 비롯해 '기억의 밤' 장항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홍원찬, '혼자 사는 사람들'의 홍성은 감독이 온·오프라인으로 저작권료 수령 소감을 밝히고 저작권법 개정 필요성을 촉구한다.

수여식과 함께 DGK와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등 18개 단체와 공연예술인노동조합 등 창작자·문화사회단체 6개 단체 대표·활동가들이 참여해 저작권법 개정안 지지 선언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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