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성과급 말말말③] 주영민 현대오일뱅크 사장, 성과급 잔치에 성난 여론 달랠까

임직원에 월 기본급 1000% 수준 성과급 지급
"난방비 걱정할 때 잔치라니" 소비자 비난 폭주
주 대표 "신뢰와 사랑 받는 기업" 발언 재조명

이정화 기자 승인 2023.01.30 10:41 | 최종 수정 2023.01.30 10:54 의견 0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12월 모든 임직원에 월 기본급 100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사진은 주영민 현대오일뱅크 대표. [자료=현대오일뱅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현대오일뱅크가 대박 실적에 성과급 잔치를 열었지만 소비자 불만과 정치권 압박으로 마냥 웃지 못하는 분위기다. 사회공헌 활동 의지와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크겠다는 포부를 품은 주영민 대표가 흉흉해진 서민 인심(人心)을 달랠 수 있을 지 시선을 모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30일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월 기본급의 1000%를 성과급으로 줬다. 2021년 성과급은 기본급의 600%였다.

현대오일뱅크는 실적에 연동하는 형태로 성과급을 지급한다. 국제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초강세로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면서 성과급 규모도 함게 오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2조777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6% 뛰었다. 매출액도 26조3264억원으로 79.5%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한 해 매출 30조원을 거뜬히 넘길 것으로 본다. 이는 최근 10년(2013~2021년) 중 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역대급 성적표에 상응하는 성과급 잔치를 벌였지만 시민들은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좋지 않은 경기에 많은 업종과 경제주체가 고생할 때 정유사들만 고유가로 포식했다는 말도 나온다.

최근 현대오일뱅크를 이용한 30대 소비자 A씨는 "지난달 가스비도 두 배로 뛰어서 착잡한데 대규모 성과급이 곱게 보일 리 없다"면서 "유류세 인하 정책도 체감하기 힘들 뿐더러 유가가 오를 땐 비싸게 팔고 내릴 땐 버티면서 국민들 돈 쥐어짜 올린 매출로 성과급 잔치한다니까 더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이밖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유사 다니는 나도 찔려서 (성과급 받는 거) 굳이 말하고 다니진 않아", "비싼 돈 주고 주유 많이 했는데 우린 성과급 안주나", "우리 회사는 5% 주는 걸로 생색 내는데 역시 기름집이네", " "한숨만 나온다" 등 회의감 섞인 반응이 이어졌다.

평소 사회공헌 의지가 강하고 소비자와 국민의 신뢰를 중요시하는 주 대표의 발언이 재조명되는 이유다.

주 대표는 앞서 공식 홈페이지 'CEO 인사말'을 통해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임직원 월급의 1%를 재원으로 하는 1%나눔재단을 세워 사회 일원으로서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고 있다"며 "정직과 공정을 토대로 한 투명한 경영과 친환경 경영으로 고객과 주주,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범국민적으로 어려운 시기와 맞물린 대규모 성과급 소식으로 한숨 짓는 소비자들의 인심과 의견을 반영할 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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