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적 줄줄이 '어닝쇼크'..기업들, 올해 허리띠 졸라맨다

이상훈 기자 승인 2023.01.29 15:51 | 최종 수정 2023.01.30 00:11 의견 0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설 연휴 이후 국내 기업의 지난해 실적 발표가 이어지면서 '닝 쇼크(적 충격)' 성적표를 받은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가 현실화한 가운데 올해 하반기는 돼야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요 기업들도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등 일찌감치 경기 침체에 대응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 자동차·배터리만 호실적..나머지는 줄줄이 '어닝쇼크'

[자료=연합뉴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오는 31일과 다음달 1일 작년 4분기와 연간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앞서 삼성전자가 이달 6일 공시한 잠정 실적을 보면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4조3000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0% 급감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43조3700억원으로 16.0% 감소했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손실 추정치는 1조3734억원이다.

이미 확정 실적을 발표한 주요 기업 상당수는 '어닝 쇼크'를 경험했다. LG전자는 연결 기준 작년 매출액이 83조4673억원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80조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이 12.5% 감소한 3조5510억원에 그치며 빛이 바랬다. 4분기 영업이익은 69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0.7% 급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1년 동안 2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G이노텍과 삼성전기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60.5%, 68% 급감했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포항제철소 가동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포스코도 반토막 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나마 자동차와 배터리 업계가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양사의 지난해 매출은 229조865억원, 영업이익은 17조529억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연간 영업이익 1조원·매출 25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썼다.

■ 올해 '상저하고' 기대.."불요불급 투자 최소화"

[자료=연합뉴스]

자동차와 배터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은 올해 1분기에도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등에 따른 경기 침체 여파가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3%, 2.1%로 제시했다. 하반기 이후 대외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부진이 완화하고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봤다.

현대경제연구원 역시 19일 발표한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1.8%로 낮춰 잡고, 상반기 1.6%·하반기 2.0%의 '상저하고'를 예상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하반기 반등에 대비해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투자는 유지하되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며 재무 건전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27일 콘퍼런스콜에서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 글로벌 수요 둔화 추세 등 사업환경 변화에 대응해서 불요불급한 투자는 최소화하고, 효율적 자원 운용을 도모해 재무 건전성을 제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의 신사업 발굴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투자는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설비투자는 전년 수준인 2조원 중반대로 예상했다.

LCD TV 출구전략 등 사업구조 고도화에 나선 LG디스플레이는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필수 경상 투자와 수주형 프로젝트 중심으로 투자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7세대 LCD TV 팹(공장) 종료나 중국 8세대 LCD 팹의 단계적 생산축소 등은 단순한 생산축소 문제가 아니고 그곳에 투입되는 비용을 줄인다는 점을 같이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1분기에만 비용 효율화 등을 통해 1조원 정도 절감하는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도 원가 절감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 25일부터 철강 부문 비상 경영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이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