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지난주 그룹의 젊은 직원들과 함께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를 참관하고 미국 빅테크 기업을 방문했다. [자료=하나금융그룹]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새해 첫 행보로 그룹의 젊은 직원들과 함께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를 참관하고 미국 빅테크 기업을 차례로 방문했다. 디지털 최신 기술을 체험하는 목적도 있지만 이들 기업이 일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체험하고 배우려는 목적이 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해 함영주 회장은 그룹 내 관계사에서 선발된 약 20명의 젊은 직원들과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
함 회장이 강조한 ‘현장 중심 경영’ 일환으로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직원들과 함께 글로벌 혁신 기업의 문화와 디지털 기술을 체험하고 향후 그룹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기회를 갖기 위해서다.
첫 행선지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CES였다. 함 회장과 직원들은 5일(현지시간) 하나금융이 투자한 슬립테크(수면기술) 스타트업 에이슬립(Asleep)를 비롯해 유수의 국내·글로벌 기업 부스를 참관하며 디지털 최신 기술과 혁신 제품을 체험했다.
이튿날 함 회장은 구글 베이뷰 캠퍼스와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했다. 세계적 IT기업인 구글의 기업문화와 인공지능 컴퓨팅 분야의 선도기업인 엔비디아의 디지털 기술 체험 등을 통해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 나아가기 위한 식견을 넓히고자 마련된 자리다.
특히 함 회장은 구글 베이뷰 캠퍼스에서 현장에 근무하고 있는 구글의 한국 직원들을 만나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구글 베이뷰캠퍼스는 지난해 6월 오픈한 구글의 새 사옥으로 직원들의 취향과 업무에 따라 공간배치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함 회장은 팀원 간 신뢰가 바탕이 된 강한 유대감을 중심으로 성과를 함께 이뤄내는 구글의 기업문화에 주목했고 금융 관련 서비스 및 기술에 대한 아이디어를 교환했다.
그룹의 젊은 직원들은 마이크로소프트 캠퍼스와 아마존 본사를 방문했다.
특히 이들은 아마존 본사의 친환경 공간인 ‘더 스피어(The Sphere)’을 찾아 지역 커뮤니티와 환경을 중시하는 글로벌 테크 기업의 ESG경영 철학을 몸소 체험했다. 더 스피어는 3, 4층 높이의 구형 온실로 4만 개의 식물이 자라는 직원들의 휴게·작업 공간이다.
글로벌 기업의 방문을 마친 함 회장은 “젋은 인재들과 그룹이 나아가야 할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하나’만의 DNA를 바탕으로 과감히 도전하고 함께 목표를 이뤄내자”고 밝혔다.
함 회장의 이번 글로벌 테크 기업 방문은 그룹 내 젊은 직원들과 함께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젊은 직원들이 글로벌 테크 기업의 혁신적인 기업문화를 직접 보고 듣고 접함으로써 향후 그룹의 조직문화와 사업의 방향성에 대한 ‘바텀업(Bottom-up)’ 방식의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가능했다.
이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함 회장의 평소 지론을 적극 실천한 결과로 풀이된다. 함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가 이뤄야 할 미션, 나아가야 할 비전, 실행해야 할 전략적 목표를, 이제는 거창한 말이 아닌 직접적인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라며 ‘ACT NOW’를 강조한 바 있다.
함 회장이 새해 첫 행보로 젊은 직원들과 미국 테크 기업을 방문하고 왔다는 점에서 향후 그룹에 빅테크식 조직문화를 녹여낼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번 미국 출장에 대해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어떤 식으로 소통하며 업무를 추진해 나가지는지가 참관 대상이었다”며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젊은 책임자들과 함께 직접 가서 보고 느끼고 체험하면서 시각도 넓히고 생각의 전환도 가지기 위해 추진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글로벌 혁신 기업들의 현장 방문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 동력을 찾고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