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인 콕 찍어 "승진자 바꿔라"..코레일유통 사장 인사위 결정 '강요' 논란

"그렇게 못 마땅해?" 본사 소속 특정인 승진 시키라며 인사위원에 통화
인사위원 A씨, 사장에게 "6개월 임기 채울 수 있겠느냐"는 말도 들어
조형익 사장 측 "경영상 의견 제시일 뿐 강요 없어..인사위 결정대로 인사 발표"

최경환 기자 승인 2022.12.27 17:11 | 최종 수정 2022.12.27 17:14 의견 0
코레일유통 조형익 사장 [자료=코레일유통]

[한국정경신문=최경환 기자] 코레일유통 조형익 사장이 인사위원회가 결정한 진급자를 탈락시키고 자신이 원하는 인사를 승진시키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27일 코레일유통과 인사위원 A씨에 따르면 이 회사 인사위원회는 지난 16일 3급 진급 대상자 14명에 대한 심사를 진행한 뒤 6명을 진급시키기로 결정했다.

인사위원회에는 코레일유통 상임이사 3명과 1급 사원 2명 등 모두 5명의 심의위원이 참석했다.

회의가 끝난 뒤 같은 날 조형익 사장은 인사위에 참석한 상임이사 A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진급대상에 오른 대전본부 B사업팀장를 탈락시키고 자신이 추천하는 본사 소속 C 소장을 진급시키라는 지시였다.

당시 통화 녹음에 따르면 조 사장은 A씨에게 "내가 인사처장한테 대전 ○○○(B팀장) 하고 (C 소장)을 바꾸는 방법을 검토해 보라고 했으니까 검토하고.."라고 말했다.

A씨는 대전본부 B팀장을 승진시킨 결정은 인사위원회가 치열한 논쟁을 거치고 결국 투표로 정한 사안이기 때문에 번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그러자 조 사장은 "그렇게 못 마땅해? 사장이 전체적으로 경영측면에서 하자하면 수긍할 수도있는 거 아니야?"라면서 인사 번복을 거듭 지시했다.

조 사장은 이후에도 인사처장을 통해 A씨에게 만나자는 요청을 했다.

코레일유통 인사처장은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월요일 경영전략회의 때 말씀 좀 나누자"는 조 사장의 요청사항을 전달했다.

A씨는 이 통화에서도 거듭 불쾌감을 표시하며 "이야기 해도 안돼요. 나는 기분이 엄청 나빠. 말이 안되지"라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인사처장은 "어쨌든 보안 유지만 좀 해주시고"라며 인사 관련 조 사장의 지시에 대해 외부에 알리지 말 것으로 요구했다.

A씨는 조 사장이 인사 번복에 응하지 않자 이후에는 노골적으로 압력을 했사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 23일 있었던 외부행사에서 동석한 조 사장이 "임기 6개월을 채울 수 있겠느냐면서 불편한 심기를 계속 내보였다"고 말했다.

조형익 사장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코레일유통 홍보담당자를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코레일 측은 "본사 직원의 업무 강도가 강해 지방본부와 형평성 차원에서 진급자를 다시 정하자는 경영상의 의견을 제시했을 뿐 강요는 없었다"며 "오늘(27일) 인사에서 인사위원회가 결정한 원안대로 인사발표가 났다"고 해명했다.

코레일 측은 '임기 6개월'에 대한 언급과 관련 "A씨가 외부의 투서건으로 감사를 받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조직관리에 대한 언급을 한 것일 뿐"이라며 퇴임을 종용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다음은 당시 통화 내용 녹취

(조형익 사장과 A상임이사 통화)
조 사장 : 내가 인사처장한테 대전 ***하고 (진급자를) 바꾸는 방법을 검토해 보라고 했으니까 검토하고
A 이사 : 대전 ***하고 C소장을 요?
조 사장 : 응
A 이사 : 그거 다 회의를 한 건데 가능하겠습니까?
조 사장 : 다시 검토를 해야지
A 이사 : 회사일에 잘 협조하지 않은 사람은...그래서 결국 투표로 했잖습니까 저는 그대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사장님.치열하게 논쟁하고 결론이 안 나서서 투표하자 해서 그리 정한거거든요.전체가 토론하다가 논쟁하다가 결론내서 투표한거니까 그대로 갔으면 좋겠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조 사장 : 그렇게 못 마땅해?
A 이사 : 못마땅한게 아니구요
조 사장 : 그런 의견 제시할 수 가 있는데..사장이 전체적으로 경영측면에서 하자하면 수긍할 수도있는 거 아니야?
A 이사 : 하여튼 제 의견은 그렇게 말씀 드렸씁니다.

(인사처장과 A상임이사 통화)
처장 : 사장님이 방금 전화 오셨는데, 월요일 전략경영회의 때 말씀 좀 나누시자고 그러네요
A 이사 : 분명 말씀 드렸어요. 그러시면 안되지. 치열하게 논쟁하다가 그리 정한걸 뭘 번복하라해?
처장 : 그래서 일단 대화는, 얘기는 한번 해보시자고 그러시니까
A 이사 : 이야기 해도 안돼요. 나는 기분이 엄청 나빠. 말이 안되지
처장 : 어쨋든 보안 유지만 좀 해주시고
A 이사 : 더이상 거론하지 말라해. 나 가만 안 있을 거야진짜. 말이 안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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