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늪 빠진 수출기업들..10곳 중 9곳 “6개월 내 개선 어려워”

윤성균 기자 승인 2022.12.05 16:52 의견 0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1000대 기업 중 제조업에 종사하는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한 100개사 중 90%가 향후 6개월 이내에 자금조달 사정이 개선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수출기업 10곳 중 9곳은 금리 인상 등에 따라 어려워진 자금사정이 6개월 내 개선되기는 어렵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1000대 기업 중 제조업에 종사하는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한 100개사 중 90%가 향후 6개월 이내에 자금조달 사정이 개선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자금조달 상황 개선 시점에 대해서는 자금조달 상황이 ‘당분간 개선되기 어렵다’는 응답이 42%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내년 4분기(25%) ▲내년 3분기(23%) 순이었다.

반면 내년 상반기 안에 자금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비율은 10%에 불과했다. 현 자금조달 사정이 단기간 내 개선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작년 대비 현재의 자금조달 사정에 관한 질문에는 29%가 ‘악화했다’고 답해 ‘원활하다’(18%)는 응답보다 11%포인트 높았다.

자금조달 사정이 나빠졌다고 답한 대표 업종은 철강(50%), 일반기계(44.5%), 자동차(33.3%) 등이다. 이들 업종은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침체, 고환율‧고물가로 인한 생산비용 증가 등 경영환경 악화에 대출 금리까지 계속 오르며 자금조달 부담이 특히 가중된 것으로 전경련은 분석했다.

최근 가장 어려움이 큰 자금조달 방식으로는 은행 대출(43.4%)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이어 회사채 발행(14.3%), 정부 지원금(14%) 등 순이었다. 응답 기업의 과반인 55%는 자금조달에 가장 부정적인 요인으로 은행 대출금리 상승을 꼽았다.

실제로 지난 10월 기업 대출금리는 5.27%로 유럽 재정위기 때인 2012년 9월(5.3%)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대출금리 상승폭도 0.61%포인트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월 2.46%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가장 가팔랐다.

수출기업들은 안정적 자금조달 환경 조성을 위한 정책과제로 금리 인상 속도 조절(25.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정책금융 지원 확대(18.3%), 장기 자금조달 지원(18.0%) 등을 주요 과제로 응답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단기자금 시장 경색이 쉽게 풀리지 않고 기업대출 금리 상승폭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상황에서 금리·환율·물가 3중고를 겪는 수출기업들의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대내외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금리 인상에 신중을 기하는 동시에 일시적으로 자금 경색에 놓인 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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