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프리퀀시 대란 없는 차분한 연말..스타벅스, 신뢰 회복의 첫 발

김제영 기자 승인 2022.12.02 10:52 의견 0
생활경제부 김제영 기자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이번엔 힘을 좀 뺀 건가?”

반기마다 진행되는 스타벅스의 증정 행사에 빠짐없이 참여했던 지인의 반응이다. 간소한 구성에 깔끔한 디자인, 예년과 달리 소소한 증정품을 내놓은 스타벅스는 조용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지난 여름 행사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탓일까. 과도한 상술이라는 비난에도 매년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던 프리퀀시 라인업이 축소되자 되레 아쉽다는 반응도 적진 않다.

스타벅스가 올해 겨울 시즌 제공하는 프리퀀시 상품은 플래너 3종이다. 지난해 플래너 등 다이어리와 담요, 시계 등 세 종류 품목을 각각 3종씩 총 9가지 상품을 내놓은 모습과 상반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디자인도 달랐다. 올해의 플래너는 지난해 다양한 디자인의 프리퀀시 상품과 달리 차분한 색상과 깔끔한 겉표지를 입고 등장했다. 또 최근 몇 년간 증정용과 유사한 판매용 제품이 함께 출시됐으나 이번 행사에는 자취를 감췄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올해는 스타벅스 플래너 출시 20주년이기도 하다”며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에서 플래너에 집중해 감사의 마음을 전할 것”이라며 프리퀀시 상품에 대해 설명했다.

올해 겨울 프리퀀시 3종과 작년 겨울 프리퀀시 9종 [자료=스타벅스]

프리퀀시 행사는 스타벅스가 충성고객을 유지하는 핵심 마케팅이다. 오늘날의 스타벅스를 압도적인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로 세운 전략 중 하나로 증정 행사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행사의 취지는 ‘고객 감사’다. 그러나 한정된 증정품을 수령하는 과정에서 매년 각종 사건 및 대란 등 이슈가 끊이지 않아 ‘과잉 마케팅’이라는 비판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특히 올해 여름 행사는 과잉 마케팅의 실체가 드러난 선례로 남았다. 스타벅스는 여름 프리퀀시 상품의 발암물질 검출 논란 당시 초기 대응이 미흡하고 책임을 피하려는 듯한 입장을 내놔 분노를 샀다. 이후 스타벅스는 발암물질 성분을 확인하고도 행사를 강행한 정황이 알려지자 결국 사과했지만 이 사건의 계기로 소비자의 신뢰를 잃었다.

스타벅스는 이 사태를 수습하면서 358억원의 일회성 비용을 지출했다. 이 비용이 모회사인 이마트 실적에 반영되면서 이마트는 5분기 연속 최대 매출을 돌파하고도 수익성이 축소됐다. 실적이 흔들리는 뼈아픈 실수에 스타벅스는 신중한 연말을 보낼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발암물질 사건 외 종이빨대 논란 등 잡음이 잇따르자 스타벅스는 수장을 교체했다. 신세계그룹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신세계아이앤씨(I&C) 출신 손정현 대표를 선임했다. 손 대표는 당분간 스타벅스의 신뢰 회복 및 이미지 제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취임 첫날 초심과 기본을 강조하며 스타벅스 1호점인 ‘이대R점’에 출근해 직원들과 첫 상견례를 가졌다.

프리퀀시 증정품의 조금 달라진 모습에 섭섭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대란’ 없는 고객 감사 이벤트야 말로 진정한 감사 이벤트가 아닐까 싶다. 선물을 받는 고객이 수고와 피로를 감당해야 했던 지난날이 아닌 상식적이고 평화로운 이벤트를 응원한다. 일부는 여전히 스타벅스를 경계한다. 다만 돌아선 충성고객 역시 누구보다 스타벅스의 초심에 기대를 걸고 싶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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