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청약'이라던 둔촌주공 '단점'도 커 보여..보증선 건설사 '긴장'

다음 달 5일 특별공급 시작으로 총 1만2032가구 중 4786가구 '일반 분양'
우수한 입지에 대단지 '장점'..소형평형 위주, 84㎡ 대출규제 적용 등 걸림돌도
84㎡ 가장 큰 평수, 그외 29㎡~59㎡ 모두 소형평형..청년층, 신혼부부 세대에 분양가 부담
4개 시공사 연대보증..미분양이나 대량 미계약 사태 빚어지면 건설사도 '큰 부담'

최경환 기자 승인 2022.11.29 06:19 의견 0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최경환 기자]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이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분양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이라 불릴 만큼 상징성이 크기 때문만이 아니다. 부동산 시장 침체기의 한복판에서 4786가구 대규모 분양이 성공하면 시장 흐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둔촌주공은 우수한 입지에 대단지 공급이라는 긍정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소형평형 위주, 대출규제 적용 등 걸림돌도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아파트는 다음 달 5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총 1만2032가구 중 4786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지상 최고 35층, 85개동, 전용면적별 ▲29㎡ 10가구 ▲39㎡ 1150가구 ▲49㎡ 901가구 ▲59㎡ 1488가구 ▲84㎡ 1237가구다.

둔촌주공 아파트의 가장 큰 장점은 입지다. 행정구역상 강동구지만 길 하나 건너면 송파구다. 교통은 9호선 둔촌오륜역, 5호선 둔촌동역에 접해있는 '더블역세권'이다. 단지에 위례초, 둔촌초, 동북중, 동북고 등이 있는 '학품아' 입지다.

한 분양업계 전문가는 "둔촌 주공 분양이 어떻게 될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는 이유는 이곳 분양결과가 앞으로 시장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라며 "만약 분양이 잘 되면 그 자체로 현재의 침체국면이 예상보다 빨리 극복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주게 돼 금리 인상이 멈추는 시점에 분위기 반전을 기대해 볼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둔촌주공 분양성적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이 단지가 장정뿐 아니라 단점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분양가는 △29㎡ 4억9300만~5억2340만원 △39㎡ 6억7360만~7억1520만원 △49㎡ 8억2970만~8억8100만원 △59㎡ 9억7940만~10억6250만원 △84㎡ 12억3600만~13억2040만원 등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가격이 낮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 판단이다. 하지만 부동산 침체기에 시세를 정확하게 가늠할 수 없다는 점은 한계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가 지난 11일 16억8000만원에 거래된 사례가 있다.

둔촌주공 전용 84㎡ 최고 13억2040만원 분양가에 발코니 확장과 옵션최고가를 더하는데 1억원이 넘게 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축 시세와 차이는 더 좁혀진다. 옵션가가 너무 비싸다는 불만이 예비청약자 커뮤니티에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용 84㎡ 분양가가 13억원을 넘어 이번 중도금 대출규제 완화조치에도 적용대상이 되지 않은 점도 한계다. 현금 부자들만 청약할 수 있다.

둔촌주공에서 가장 넓은 평형이 84㎡다. 국민평형이라 불릴 정도로 가장 선호하는 평형이지만 일반공급 기준 1237가구만 공급된다. 대형평형을 원하는 실수요자는 청약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는 29㎡~59㎡ 모두 소형평형이다. 수요면에서는 1인가구나 청년층, 신혼부부 세대에 적합하다. 이들에게 분양가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주방뷰’ 논란이 불거졌던 84㎡ E형과 59㎡ C형은 계약 포기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결국 현금부자와 실수요자만으로 큰 흥행을 달성하기는 어렵고 투자수요가 청약대열에 동참하느냐가 분양 흥행의 관건이다.

둔촌주공은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 4사가 시공단을 구성하고 있다. 미분양이나 대량 미계약 사태가 빚어지면 건설사도 큰 부담이 된다.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은 지난달 말 사업비 7000억원의 만기를 앞두고 가까스로 차환발행에 성공했다. 시공단이 대출채권 연대보증을 했다. 금리는 무려 11.79%. 이번 분양에 성공해야 내년 1월로 예정된 만기 상환에 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

시공단에 포함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에 대단지 공급이 없기 때문에 분양은 성공리에 마칠 것으로 보인다"며 "완전 흥행이라고는 할수 없어도 무리없이 분양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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