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이 만난 사람]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 "치과 기업 글로벌 톱 목표"

이상훈 기자 승인 2022.11.28 08:00 | 최종 수정 2022.11.28 15:07 의견 0

현재 우리 사회는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몸살을 앓고 있다. 변화와 도전의 기로에 서 있는 지금, 각 계 리더의 말과 행동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한국정경신문은 베테랑기자이기도 한 김혁 사장이 나서 한국을 이끄는 각 업계의 리더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속 깊은 이야기를 이끌어 내어 이를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현장 취재를 강조하고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는 김혁 사장에게 이번 인터뷰 기획기사는 설레임 가득한 도전이다. 김혁 사장은 진취적 리더십으로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회 각계 리더들을 만나 독자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함께 전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김혁 한국정경신문 사장이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왼쪽)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상훈 기자]

첫 번째 인터뷰 대상은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름만 보면 언뜻 외국 기업처럼 보이지만 순수 토종 한국 기업이다. 그리고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임플란트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17년부터 임플란트 판매량 세계 1위를 이어오고 있으며 올해는 더 성장해 연간 매출 첫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엄 대표는 2026년 매출 2조3000억원을 달성하고 그로부터 10년 뒤인 2036년에는 매출을 10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치과 기업 글로벌 시장 1위로 올라서겠다는 야망을 밝혔다. 오스템임플란트의 놀라운 성장에는 의공학박사 출신 엄태관 대표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많다. 그에게 오스템임플란트의 현재와 미래, 성장동력 등을 들어본다.

김혁(이하 김)-오스템임플란트의 올해 활약이 대단하다. 매 분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도 7791억원에 이른다. 이 흐름대로라면 올해 매출 '1조원' 달성은 무난할 것 같다.

엄태관 대표(이하 엄)-올해 매출 1조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본다. 국내에서 주력인 임플란트가 지속적으로 판매 호조에 있고 디지털 덴티스트리 제품군과 인테리어 부문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대외 악재가 산재한 상황을 극복하고 매출이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목표는 이보다 높다. 원래 2026년까지 연 매출 2조원이 목표였는데 이대로면 2조3000억원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사장실 앞에 전시된 각종 상패들. 임플란트 판매량 세계 1위 기업다운 기술력을 자랑한다. [사진=이상훈 기자]

김-매출 2조원이 넘으면 상당한 규모다. 임플란트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할 텐데 그렇게 큰 성장이 가능한가?

엄-물론이다. 2026년 매출 2조3000억원을 달성하고 그로부터 10년 뒤인 2036년에는 오스템임플란트 매출을 10조원까지 올릴 계획이다. 치과 기업 중에는 임플란트 사업만 전개하는 곳도 있고 각종 치과 기기와 장비 사업도 함께 하는 곳도 있다. 그런데 이 중에는 이미 연 매출이 8조원을 넘긴 곳도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임플란트 판매량 세계 1위를 이어가면서 관련 매출을 4조원까지 높여갈 계획이다. 그리고 디지털 덴티스트리 제품군(스캐너, 소프트웨어, 밀링머신, 3D 프린터 등) 매출 2조원, 인테리어 매출 1조원, 유니트체어 등 의료장비 분야 매출 1조원, 의약품을 비롯한 기타 매출 2조원 등 총 10조원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치과 기업에서 명실공히 전체 세계 1위로 올라서겠다.

김-매출 규모가 생각했던 것을 훌쩍 뛰어넘는다. 그럼 가장 중요한 임플란트는 판매량 세계 1위를 연이어 기록 중인데 그 비결은 무엇인가?

엄-서울대치과병원 치과혁신 의료기기실증지원센터의 김봉주 부센터장이 올 상반기 발표한 '2021년 글로벌 임플란트 판매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오스템임플란트의 판매 실적 추정치는 650만개에 달해 유수의 글로벌 업체들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이미 2017년부터 5년 연속 세계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우수한 품질이 알려지면서 해마다 판매량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때문에 1위 자리를 확고부동하게 굳히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유례없던 코로나19 전염병 사태로 치과 진료마저 여의치 않았던 2020년, 주요 임플란트 업체들은 일제히 판매량이 역성장했지만 오스템임플란트는 홀로 14%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며 독주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의공학 박사 출신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 대표 취임 후 오스템임플란트가 세계 1위를 달성, 이후 5년 연속 임플란트 판매량 세계 1위를 기록 중이다. [사진=이상훈 기자]

김-지난해 발생한 횡령사건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을 듯 하다. 피해 금액은 얼마나 회수되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이 궁금하다.

엄-대규모 횡령사고가 발생한 점에 대해 투자자와 고객들에게 송구한 마음이다. 횡령금액 1880억원 가운데 금괴 약 680억원을 회수했고 앞으로 주식, 부동산, 금융자산 등 추가로 약 360억원 정도를 더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리하면, 횡령금액 1880억원 가운데 약 1040억원을 회수하고 840억원은 손실처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자금관리시스템과 내부회계관리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특히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이사회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사외이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함으로써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했다. 이어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 사외이사가 위원장인 윤리경영위원회와 투자심의위원회를 신설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오스템임플란트의 내부통제시스템과 경영 투명성은 일반기업에 요구되는 최고 수준으로 개선된 상황이다.

김-해외에서의 매출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글로벌 경기 위축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 악재가 산재해 있는데.

엄-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우크라이나 매출이 급감했지만 우크라이나 서부권이 일상으로 돌아가면서 정상화 단계로 가고 있다. 러시아는 전장이 아니어서 전쟁 중에도 사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다만 러시아 정부가 자국 동원령을 내린 이후 혼란이 커지면서 다소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이미 연간 매출목표는 초과 달성한 상태다. 해외에선 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서 순항 중이다. 단일 국가 기준으로 임플란트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미국에서의 매출도 순조롭게 늘고 있다. 중국, 미국 두 거대 시장에서의 성과를 배가하면서 러시아, 튀르키예, 일본 등 대형법인의 매출 증대를 도모할 계획이다.

오스템임플란트 임플란트 생산설비 [자료=오스템임플란트]

김-괄목할 만한 수출성과가 나왔는데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비결이 있다면 무엇을 꼽을 수 있나.

엄-우수한 제품 품질이 결정적 비결이다. 아무리 영업력이 뛰어나고 마케팅을 잘 한들 품질이 받쳐주지 못하면 한계가 있다.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한 임상교육 인프라가 뛰어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임플란트 시술을 하지 못하거나 경험이 미비한 치과의사들에게 충분한 임상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고객을 늘리고 있다. 아직 전 세계적으로 임플란트 시술을 하지 못하는 의사가 많다. 그만큼 시장에서의 수요는 많다고 본다.

김-임플란트 임상교육은 다른 글로벌 업체나 후발주자들도 할 텐데 오스템의 임상교육은 특별한 것이 있나?

엄-교육을 받은 치과의사가 실제로 임플란트 시술이 가능한지 판별하는 지표를 독립시술률이라고 하는데 우리 교육의 독립시술률은 90%에 달하고 있다. 독립시술률을 높이려면 우선 제대로 된 교재가 있어야 한다. 우리는 그간의 풍부한 임상교육 경험을 토대로 양질의 자체 교재를 제작하고 있다. 새로운 지식과 최신 기술을 반영해 꾸준히 업데이트하며 지금까지 8번의 개정판을 만들었다. 특히 시술 교재를 글로벌 차원에서 표준화함으로써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췄다. 또 하나 중요한 요소를 꼽는다면 실습 기자재다. 오스템임플란트는 막대한 투자를 통해 양적·질적으로 빼어난 실습 기자재를 완비하고 보급했다. 마지막으로 전국에 강의장을 구비했고 온라인 교육 콘텐츠도 풍부히 구축했다. 어느 지역 치과의사든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해외에도 마찬가지로 강의장과 교재, 실습 기자재를 보급하고 있다. 이 또한 오스템임플란트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김-디지털 덴티스트리와 인테리어 부문도 언급했는데 이 부문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

엄-과거에는 디지털 덴티스트리 관련 기기와 장비를 해외에서 들여와 단순히 판매만 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오스템임플란트는 디지털 덴티스트리 관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개발해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딱 한 가지, 구강스캐너만은 아직 수입해서 판매하고 있지만 이것 또한 내년쯤이면 자체 개발을 마치고 판매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치과 디지털화에 필요한 A to Z를 모두 국산화하는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치과 인테리어는 차별화를 위해 치과에 최적화된 설계와 디자인이 필요했다. 또 고급스러우면서도 비용이 합리적이어야 했다. 많은 고민을 했고 끈질기게 노력해 이런 요소들을 잘 조화시켜 치과 인테리어 분야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무엇보다 우리는 시공 기간 단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단 공사가 시작되면 마칠 때까지 치과 운영이 불가능하고 이는 고스란히 고객의 손실이 되기 때문이다. 거듭된 기술 개발을통해 시공 기간을 단축했고 내년에는 일반 업체라면 통상 4주 걸리는 시공 기간을 2주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1주 내 시공 완료를 목표로 기술 개발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인테리어 시스템은 각국의 법인을 통해 해외수출도 시작했다. 싱가포르에는 이미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서울 마곡동에 위치한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나란한 두 개의 어금니를 본 따 설계해 수려한 곡선미가 돋보인다. [사진=이상훈 기자]

김-여러 사업분야가 있는 만큼 연구인력도 상당할 것 같다.

엄-현재 임직원 수가 약 2300명인데 그 중 연구인력이 600명 정도다. R&D 인력이 전체의 25%를 상회하는 셈이다.

오스템임플란트의 R&D 인력은 전체의 25%를 상회한다. 사진은 임플란트 연구소 연구원. [자료=오스템임플란트]

김-마지막으로 고금리·고물가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내년을 어떻게 전망하나?

엄-내년 사업 전개에 만만치 않은 난관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사안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다. 두 나라 전쟁이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 뿐만 아니라 환율에도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물가상승까지 겹쳐 사람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코로나19 때는 환자들이 돈을 쓸 용의가 있었으나 정부가 영업을 규제했다. 그런데 이제는 환자 스스로가 지갑을 닫으니 대책이 없다. 내년에는 성장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투자는 하겠지만 전반적으로 긴축재정 운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정리=이상훈 기자

■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사장은...

"세계인의 건강한 삶을 구현하는데 기여하겠다."

의공학 박사인 엄태관 사장(59)은 평소 '인류의 구강건강'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강조하고 있다.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대우자동차 기술연구소에서 일하다 2001년 오스템임플란트 연구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구강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당시 연구소가 소재한 부산대 의공학대학원서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이어 보다 전문적인 경영인 자질을 갖추기 위해 부산대 경영대학원 MBA까지 더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가는 대로 세계 시장 다각화에 본격적으로 나서 임플란트 판매량 1위에 그치지 않고 치과기업 전체 1위를 향해 매진할 계획이다.

그는 이 같은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임직원들의 사기가 중요하다며 성장 규모에 걸맞게 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통해 '신나는 일터'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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