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매년 수조원대 수수료 벌고도..HTS·MTS 전산 장애 16배 급증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9.28 12:31 의견 0
여의도 증권사 풍경 [자료=한화투자증권 홈페이지]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지난 5년 동안 증권사들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 전산 장애가 16배 급증한 가운데 증권사들은 거래 수수료로 17조9000여억원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35개 증권사의 증권 거래 수수료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17조8998억원이었다.

증권 거래 수수료는 2017년 2조5833억원에서 지난해 5조2542억원으로 증가해 2배에 달했다.

증권사 1곳당 연간 평균 거래수수료는 2017년 738억원에서 2018년 863억원으로 늘었다. 2020년에는 1397억원으로 처음 1000억원을 돌파한 뒤 지난해 1501억원을 넘어섰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국내 5개 증권사의 지난 5년간 거래 수수료가 8조9360억원으로 전체 수수료의 50%가량을 차지했다.

업체별로는 미래에셋증권이 2조216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증권 2조393억원, NH투자증권 2조364억원 순이었다. 반면 하위 5개 증권사는 5년 동안 거래수수료가 40억원에서 12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같은 기간 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장애 건수는 1136건으로 집계됐다. 연간 장애 건수는 지난 2017년 50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840건으로 16.8배로 폭증했다. 이에 따른 소비자 피해액도 268억원에 달했다.

지난 5년간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은 매년 장애가 발생했다. 대형 증권사 가운데 장애 건수는 키움증권이 33회로 가장 많았다.

증권사들이 매년 수조원의 수수료를 챙기면서도 전산 관리 투자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전체 거래 수수료 중 인건비를 포함한 전산 운영비에 투입된 금액은 4조8992억원으로 수수료의 27%에 그쳤다. 이 중 5대 증권사의 평균 전산 운영비 비율은 23%에 머물렀다.

양정숙 의원실은 증권사의 전산 운영비에는 구성비의 40~50%를 차지하는 인건비가 포함돼 실제 전산장비와 설비 등에 투자된 금액은 훨씬 적을 것으로 분석했다.

양 의원은 “증권사들이 매년 수조 원의 천문학적인 수수료 수입을 거두면서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 개선과 첨단 장비 투자에는 인색하다”면서 “단기간 수익에 눈이 멀어 고객을 위한 투자를 게을리하면 언젠가 국내 고객을 외국계 증권사에 뺏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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