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이상 외환거래 10조원 돌파..금감원 “위법시 엄중 조치”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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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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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국내 은행들을 거쳐 해외로 송금된 불분명한 자금이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은 검사 결과 위반 사항이 확인된 은행에 대해서는 엄중 조치하기로 했다.
22일 금융감독원은 국내 12개 은행을 대상으로 일제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상 외화송금 혐의업체는 82개사(중복제외, 단순합계는 138개사), 송금규모는 72억2000만달러(한화 약 10조1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14일 금감원이 우리·신한은행 검사 결과에 전 은행권 자체점검 결과를 취합해서 발표했던 65개사, 65억4000만달러 대비 업체수는 17개사, 송금규모는 6억8000만달러 늘어난 것이다.
은행별 혐의업체를 교차 검증하고 주요 해외수취인을 기준으로 송금업체를 파악해 추가 점검하면서 혐의 업체와 송금규모가 늘었다.
금감원은 “우리·신한은행 사례와 유사하게 여타 은행에서도 대부분 거래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이체된 자금이 국내 법인 계좌로 모인 뒤 해외로 송금되는 구조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송금업체들은 주로 상품종합 중개·도매업(18개)이나 여행 관련업(16개), 화장품 도매업(10개) 등의 업종으로 신고하고 외화 거래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가운데 5개사는 외화 거래 규모가 3억 달러를 웃돌 정도로 거래 규모가 컸다. 가장 많이 송금된 지역은 홍콩으로 거래 규모는 51억7000만 달러(71.8%)에 달했다. 이어 일본(10억9000만달러), 중국(3억6000만 달러)가 뒤를 이었다.
송금 통화는 미 달러화가 59억달러(81.8%)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일본 엔화가 10억9000만 달러(15.1%)로 뒤를 이었다.
은행별 송금 규모는 신한은행이 23억6000만 달러로 가장 컸고 우리은행 16억2000만 달러, 하나은행 10억8000만 달러, 국민은행 7억5000만 달러 순으로 거래 규모가 컸다.
송금업체 수는 신한은행 29개, 우리은행 26개, 국민은행 24개, 하나은행 19개 등의 순이었다.
금감원은 12개 은행에 검사를 다음달까지 마무리할 예정이지만 필요시 연장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검사 결과 외국환업무 취급 등 관련 준수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은행에 대해서는 법률 검토 등을 거쳐 관련 법규 및 절차에 따라 엄중 조치할 방침”이라며 “이상 외화송금 혐의거래 등이 추가로 확인된 경우 유관기관과 신속히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검사결과 등을 바탕으로 이상 외화송금거래를 보다 실효성있게 모니터링하고 억제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함께 제도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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