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한 팩 3000원 시대 오나..매년 오르는 우유 가격 협상 시작

김제영 기자 승인 2022.09.20 17:19 | 최종 수정 2022.09.21 05:05 의견 0
원유 가격 제도 및 가격 인상폭에 대한 정부와 낙농가, 유업계의 협상이 시작됐다. [사진=김제영 기자]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내년부터 용도에 따라 원유 가격을 달리 적용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에 정부와 낙농업계가 합의하면서 원유 가격 인상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번 원유 가격 인상이 시행되면 우유 한 팩(1리터) 가격이 300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낙농업계와 유가공업체는 이날 원유가격조정협상위원회에서 우유 가격 인상 폭에 대한 첫 협상을 시작했으나 구체적인 협상안은 나오지 않았다. 가격 관련 협상은 내달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낙농업계는 리터당 원유 가격 인상폭을 47원~58원으로 희망하고 있다. 이 같은 인상폭은 사료값 인상 등에 따라 인상된 원유 생산비(리터당 52원)를 반영한 값이다. 앞서 우유업계 1위 서울우유는 지난 8월부터 리터당 58원의 지원비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원유 인상분이 반영될 경우 흰 우유의 소비자 가격이 리터당 약 300원~500원이 인상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통상적으로 원유 가격 인상분의 10배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됐던 과거 경험을 토대로 추측한 결과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원유 가격이 21원 인상되자 서울우유는 흰 우유(1리터) 가격을 140원~200원 가량 인상한 바 있다.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보는 전날(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최근 원유 생산비가 L당 52원 오른 만큼 올해 원유가격이 상향 조정될 여지는 분명히 있다”면서도 “우유 가격이 반드시 원유 가격의 약 10배만큼 오르내리는 것은 아니다. 거의 원유 가격 인상분 그대로 오른 적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유업체에 가격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지시할 순 없다”며 “다른 식품의 원료가 되는 흰 우유 가격은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고 올리더라도 물가에 영향이 적은 가공유 제품의 가격을 조정하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는 장기적으로 우유 가격이 시장 수요에 따라 현실적으로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차관보는 원유가격 조정과 관련해 “생산자와 유업체 간의 협상을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우유 가격에 시장 수요가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통상 수요가 작아지면 생산을 줄이거나 가격을 낮추는 것이 시장 원리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우유업계는 높아지는 원유 가격과 그에 따른 가격 인상 압박 등이 부담되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국산 흰 우유는 출산율 하락과 인구 감소 등에 따라 우유 소비층이 감소하면서 수요가 줄어드는 데다 수입산 유제품과 대체 우유 등에 밀려 경쟁력도 잃어가고 있다.

한 우유업계 관계자는 우유업계의 가격 인상에 대해 “가격 인상 자체가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 가격 인상이 곧 매출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반대로 가격 저항 등으로 오히려 매출이 떨어질 위험도 있다”며 “내부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대로 흡수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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