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업계에 따르면 한라그룹은 'HL' 브랜드를 다음 달 9일 공식 론칭한다. 사진은 지난 6월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연합뉴스와 인터뷰 하는 모습. [자료=연합뉴스, 한라그룹]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이렇게 특별한 해가 또 있을까."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는 한라그룹이 38년 만에 'HL(Higher Life: 하이어 라이프)로 사명을 바꾸고 새 여정을 시작한다. '새로운 브랜드와 함께 대담하게 도약할 것'이라는 정몽원 회장의 의지가 닿은 듯 지주사인 한라홀딩스와 핵심 계열사 만도 및 한라의 수익성도 회복세를 타고 힘찬 도약을 예고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라그룹은 'HL' 브랜드를 다음 달 9일 공식 론칭한다. 새로운 그룹 브랜드는 더 높은 삶을 추구한다는 뜻을 품고 있다. 1962년 설립된 현대양행이 모태인 HL그룹은 지난 1984년 한라 브랜드를 선보인 뒤 38년 동안 이 사명을 써왔다. HL은 두 번째 사명이다.

새로운 그룹 심볼 역시 '도전과 성장'의 의미인 '스트라이드'를 형상화했다. '성큼성큼 걸어서 대담하게 도약한다'는 뜻을 가진 스트라이드는 그룹의 정체성과 '더 높은 삶'을 추구하는 HL의 현재와 미래, 한라의 전통과 유산이 담겨있다는 설명이다.

정몽원 회장은 이러한 그룹 CI를 최근 임직원에 공개하며 "젊음은 이 시대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체돼 있지 않고 항상 새로운 것을 찾으며 성장하는 모습이 젊음"이라며 "젊고 새로운 HL 브랜드로 시장과 소통하며 창의적인 인재들과 함께 대담하게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도전과 성장이 그룹의 새 CI를 장식한 만큼 주요 계열사들의 브랜드 새단장에도 눈길이 쏠린다.

우선 한라그룹의 지주사 한라홀딩스의 사명은 'HL홀딩스', 자동차 부품 계열사 만도는 'HL만도', 건설 계열사 한라는 'HL디앤아이한라'로 다음 달 주주총회를 통해 각각 변경될 예정이다.

그룹의 창립 60주년인 오는 10월 1일을 한 달 앞두고 사명을 바꾼다는 소식에 업계에서도 한라그룹을 비롯한 계열사들의 행보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특히 올 2분기 호실적을 거둔 한라홀딩스는 물류 외 매출이 늘면서 수익성 제고에 더해 이익 규모도 덩달아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라홀딩스는 자동차부품의 애프터마켓과 물류, 모듈을 주력으로 하는데 국내외 거점을 늘리면서 애프터마켓 매출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거래처와 관계와 생산시설 확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모듈 및 계열사의 물동량 증가에 연동하는 물류가 자체사업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라는 평이다.

한라홀딩스는 이 같은 자체사업뿐 아니라 전략적 투자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앞서 2차전지 분리막업체 WCP와 용기 전문업체 우성플라테크에 각각 1000억원과 34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용 제조공정에 사용하는 소모품을 제조하는 윌비에스엔티에 500억원을 투자했다.

만도 역시 부진한 실적을 조만간 만회할 전망이다. 만도의 올 2분기 매출액은 1조68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 늘었지만 영업익은 457억원으로 무려 40% 급감했다. 중국 내 주요 도시의 봉쇄 조치와 주요 고객사들의 생산 차질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이후 차량용 반도체 공급차질 완화와 중국 도시봉쇄 완화 등으로 고객사들의 생산이 회복되면서 만도의 실적이 동반 개선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한라도 분양 지연과 자재비·외주비 상승으로 원가율이 오르면서 지난 상반기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었지만 신규수주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면서 하반기 이후 수익성 반등이 점쳐진다.

실제 한라의 상반기 신규수주액은 92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515억원)과 비교해 41.6% 뛰었다. 이는 올해 목표치 2조2500억원의 41.0%에 달하는 수준이기도 하다.

조윤호 한라 IR담당 상무도 지난달 투자설명회를 통해 "매출액의 대부분을 주택사업에서 기여하고 있는 만큼 원자재 이슈가 해결되면 회사의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 건설업계의 사업 수주가 집중된다는 점과 정부의 민간주도 개발사업 확대 등 긍정적 요인 또한 존재한다.

HL 브랜드로 새 여정을 시작하는 한라그룹이 시작부터 기대감을 자아내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한라그룹 관계자는 "창립 60주년 행사는 다음 달 말 메타버스 공간에서 진행될 예정이고 새 브랜드에 대한 관련 광고 영상은 지상파와 케이블, 유튜브 등 채널에서 방송될 것"이라며 "HL홀딩스와 HL만도, HL디앤아이한라 등 주요 계열사와 함께 새로운 길을 열어나가기 위해 노력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