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은 ‘확실’·빅스텝은 ‘글쎄’..한은, 25일 기준금리 0.25%P 인상 유력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8.21 15:24 의견 0
지난달 13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방향 결정 관련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자료=한국은행 미디어센터]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25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점쳐진다.

소비자물가 인상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일어나 더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경기 침체 우려도 커지면서 한은이 무리하게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2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한은 금통위가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더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외환위기 이후 최대 수준까지 커졌기 때문에 인상 외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7월 소비자물가지수(108.74)는 외식·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3% 뛰었다. 이는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향후 1년의 예상 물가 상승률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지난달 4.7%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물가뿐 아니라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상태도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미국의 기준금리(2.25~2.50%)는 한국(2.25%)보다 높아졌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 현상은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원화 약세, 환율 변화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등의 위험을 초래해 한은은 격차 해소에 나설 수밖에 없다.

한 금통위 위원은 “물가와 고용 상황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이유는 충분하며 실물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 전망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과정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도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폭이 예상보다 커지고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경우 자본유출 규모가 단기간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며 “따라서 내외 금리차가 우려할 만큼 확대되지 않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불안한 경기 상황을 고려할 때 금통위가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빅 스텝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물가 때문에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만 한은으로서도 0.5%포인트를 올리기에는 경기 침체 가능성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미국에서도 최근 경기 침체 가능성 때문에 연준이 내년 중반께 통화 긴축 기조를 멈추거나 완화 쪽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이런 부분이 한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빅 스텝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오늘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한 만큼 물가 흐름이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 당분간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통화정책 방향을 예고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대체로 금통위가 남은 10월, 11월에도 최소 한 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2.75~3.00%에 이르는 시나리오에 무게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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