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본사 [자료=교보생명]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최근 유가증권시장 입성이 무산된 교보생명이 기업공개(IPO)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2대 주주이자 풋옵션을 놓고 분쟁 중인 어피니티컨소시엄에는 협조를 당부했다.

15일 교보생명은 “어피니티의 방해로 상장이 무산됐다”며 “상장을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부족한 부분을 빠른 시일 내에 보완할 것”이라며 “기준금리 상승 등으로 상장 적기를 맞은 지금 어피니티는 발목 잡기를 멈추고 적극 협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 8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상장 예비심사에서 탈락했다. 상장공시위원회는 교보생명의 1, 2대 주주간 경영 분쟁이 심화된 상황이어서 경영이 안정화하기 전까지 상상 심사를 승인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교보생명은 IPO가 어피니티의 몽니에 막혀 차질을 빚었다고 주장했다.

교보생명은 분쟁이 벌어지기 전인 2018년부터 IPO를 추진해왔고 협조적 모습을 보였던 어피니티는 상장이 가시화되자 같은 해 10월 돌연 태도를 바꿨다고 주장했다. 가격을 부풀린 풋옵션(주식을 특정 가격에 되팔 권리)을 행사한 후 이사회에서 IPO를 결의하자 곧바로 국제상업회의소(ICC)에 중재까지 신청한 것이다.

지난해 9월엔 1대 주주인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ICC 중재판정부로부터 “어떠한 가격에도 주식을 사줄 의무가 없다”라는 승소 결과를 받고 IPO 재추진에 나서자 가처분과 가압류 소송을 걸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상장 추진은 이사회가 결정하는 만큼 특정 주주를 돕기 위해 회사가 나서고 있다는 어피니티의 주장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라며 “분쟁 전부터 추진했던 IPO는 숙원사업이자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 확보와 사업 다각화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의 확실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특히 올해 대내외 여건이 개선 되면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금리 인상 추세가 이어지면서 생명보험 회사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많았기 때문이다.

통상 금리 인상은 생명보험 회사의 투자 환경을 개선시킨다. 신규로 발행되는 채권 금리가 높아 이자 수익이 늘어난다. 장기 채권 금리도 오르면서 오랜 기간 자산을 운용하는 데 좋은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여기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걷히고 있고, 업종의 경기 방어적 성격에다 조정에 따른 상승여력까지 충분하다.

교보생명 측은 “어피니티가 상장이 임박한 순간마다 어깃장을 놓고 터무니없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주주 3분의 2가 동의한 상황에서 2대 주주로서 책임감 있게 협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어피니티 측은 “교보생명 IPO 무산과 관련해 모든 잘못과 책임은 주주간 계약을 위반한 신창재 회장에게 있다”며 “IPO 여부와 상관없이 신 회장은 주주간 계약에 따라 어피니티 측의 주식을 매수할 법적인 의무가 있다. 신 회장이 계약을 준수한다면 주주간 분쟁은 곧 종결될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