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와의 전쟁 치열했다”..‘가계부채 저승사자’ 고승범 금융위원장 퇴임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7.05 13:53 의견 0
5일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자료=금융위원회]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가계부채 저승사자’로 불렸던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퇴임했다. 고 위원장은 10개월 임기 동안 가계 부채와의 전쟁을 최대 성과로 꼽았다.

5일 고 위원장이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이임식을 갖고 퇴임했다.

고 위원장은 “1997년 외환위기 등 많은 금융위기를 겪었는데 지난 2년여 동안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며 그 과정에서 늘어난 유동성과 과도한 부채 문제와 씨름했다”면서 “마지막 공직이었던 금융위원장 자리에서 부채와의 전쟁을 치열하게 치렀다는 느낌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 위원장은 지난해 8월 초 가계부채가 1800조원을 넘어 폭증하고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꺽일 줄 모르는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 취임했다.

고 위원장은 “부채 관리가 국민으로부터 칭찬받기 어려운 인기 없는 정책임을 잘 알고 있었지만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더 큰 위기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소임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금융위원장으로 일하는 동안 위험 관리를 금융정책의 최우선순위로 놓고 매진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내외 물가상승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 연준은 최근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 인상을 추진 중인데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 등 불확실성이 함께 높아지고 있다”면서 “지금 돌이켜 보면 그래도 우리는 민간부채 급증에 한발 빠르게 대응을 시작한 셈”이라고 자평했다.

고 위원장은 부채 관리 외에도 가상 자산 제도화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빅테크의 금융권 진출에 대한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 정립 등도 성과로 꼽았다.

고 위원장은 재임 기간은 짧았지만 가계부채 급증 문제를 안정시켰다는 대내외 평가를 받는다.

새정부가 출범한 이후인 지난 5월 사의를 표명했으나 원 구성을 두고 여야가 대치하는 상황이 이어지며 사의를 표명한 지 약 두 달 만에 이임식을 하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국회에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했다. 송부 기한인 오는 8일까지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않으면 대통령 직권으로 임명할 수 있다.

전날 여야 합의로 국회의장단이 구성되면서 국회가 정상화 수순에 접어든 만큼 이르면 이번 주 중 청문회 일정이 확정될 가능성도 있다.

고 위원장이 퇴임하면서 금융위는 당분간 김소영 부위원장 대행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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