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MZ세대 겨냥 패션회사와 협업..잘 차려입은 무선 이어폰 야마하 'TW-E5B'

송정은 기자 승인 2022.06.20 17:30 | 최종 수정 2022.06.21 14:27 의견 0
20일 야마하가 무선이어폰 ‘TW-E5B’ 출시를 기념해 씨티라이프브랜드 ‘언코티드 247’과 손잡고 티셔츠 등 굿즈 상품을 포함한 패키지 제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자료=야마하뮤직코리아]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최근 몇 년 간 일상생활과 문화 전반에 걸쳐 협업, 상생, 컬래버레이션이 유행이다.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가지 이상을 조합한 흥미로운 제품과 음식 등은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는 젊은 세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한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독서실을 품은 코인 노래방’, ‘기사식당 느낌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삼겹살 폭탄 짜장면’ 등 별난 조합들을 소개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전통적인 음향업계는 이러한 ‘도전적인’ 협업 마케팅 전략을 쉽게 찾아보긴 어렵다. 그래도 전 세대에 걸쳐 단순한 음향기기를 넘어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은 무선이어폰 제조업체들은 이런 유형을 마케팅을 자주 시도하는 편이다.

최근 삼성전자의 ‘갤럭시버즈2’는 포켓몬 패키지를 출시하기도 했고, 해골무늬 로고로 유명한 미국의 ‘스컬캔디’는 미국의 대표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와 컬래버레이션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역시 미국의 음향 브랜드 ‘클립쉬’는 영국의 슈퍼차 브랜드 ‘맥라렌’과 협업한 무선이어폰 제품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 전통의 음향브랜드가 이런 협업을 시도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일본의 대표적인 음향브랜드 ‘야마하’가 주인공이다. 사실 이번 협업 마케팅의 주체는 야마하의 한국 법인인 야마하뮤직코리아다. 야마하뮤직코리아는 야마하의 최신 무선이어폰 ‘TW-E5B(이하 E5B)’를 출시하면서 서울을 기반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언코티드 247(Uncoated 247)’과 손잡고 야마하 로고를 새겨넣은 굿즈 티셔츠를 포함한 패키지 상품을 출시했다.

야마하의 브랜드 프로미스 ‘Make Wave’와 '서울(Seoul)'을 새겨넣은 언코티드 247의 E5B 굿즈 셔츠의 모습 [자료=야마하뮤직코리아]

전통의 음향 강자 이미지는 있어도 발 빠른 움직임으로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는 순발력은 부족해 보였던 야마하 일본 본사도 이번 한국 법인의 나름 파격적인 마케팅 활동 결과에 주목하고 있는 모양새다. 먼저 새로 출시된 E5B 제품이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자.

■ 고급스피커 그릴 디자인 채택..이어버드 크기는 아쉬울 수도

E5B의 충전 케이스와 이어폰 본체(유닛)을 살펴보면 ‘유려’하고 ‘세련’된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듣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출시한 야마하 최초의 무선이어폰 ‘TW-E3B’와 비교해도 방향성의 변화가 눈에 띈다.

야마하는 기존의 TW-E3B를 총 6가지의 ‘비비드’한 컬러와 가벼운 무게의 유닛 등으로 출시해 야마하 특유의 묵직함을 벗어나고자 했다. TW-E3B는 음향기기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없는 것은 아쉽지만 너무 늦게 출시했다는 것을 제외하면 딱히 약점이 없다”고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번에 출시한 E5B는 3에서 5로 높아진 모델명처럼 기능과 성능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를 시도한 흔적이 많이 눈에 띈다.

TW-E5B 브라운 컬러를 착용한 모델의 모습 [자료=야마하뮤직코리아]

먼저 충전 케이스 상단과 유닛 바깥쪽에 고급 스피커 제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릴 디자인을 채택한 것이 눈에 띈다. 컬러는 블랙, 브라운, 블루, 그레이 4가지로 출시됐으며 한층 커진 유닛 크기에 걸맞은 7mm 다이나믹 드라이버를 장착시켜 전작대비 음질 향상을 꾀했다.

완충 시 이어폰 유닛은 8시간 30분, 충전 케이스를 이용하면 추가로 21시간 30분을 쓸 수 있어 결과적으로 30시간 가까운 넉넉한 배터리 타임을 제공하는 점도 좋아졌다.

야마하가 새롭게 출시한 TW-E5B의 브라운, 그레이, 블랙, 블루 컬러 제품의 모습 [자료=야마하뮤직코리아]

스포츠용으로 무선이어폰을 이용하는 소비자도 많아진 만큼 야마하는 E5B에 약한 물줄기 정도는 막아내는 IPX5 수준의 방수 등급도 적용했다.

이외에 최신 블루투스 5.2 버전이 장착됐고 지원 코덱은 SBC, AAC가 기본으로 제공되며 여기에 퀄컴(Qualcomm)의 aptX Adpative Audio(어댑티브 오디오)를 적용해 음질과 딜레이 수준을 향상 시켰다.

외관 및 디자인에서 유닛당 6.5g에 달하는 다소 무거운 무게와 물리적 크기로 인해 장착이 어려운 소비자들도 몇몇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이에 대해 야마하뮤직코리아 측은 "사용자들이 가벼운 무게를 원하는 이유는 장시간 착용시 귀아픔 때문이지만 야마하는 음질 때문에 소형화 보다는 착용감을 높이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내놓았다. 실제로 착용감은 좋은 편이다"고 밝혔다.

이른바 ‘프리미엄 무선이어폰’ 시대를 열었다는 젠하이저(SENNHEISER)의 트루와이어리스 모멘텀 시리즈가 성능은 잡았지만 무거운 무게(유닛당 6g)와 귀에서 툭 튀어나오는 프랑켄슈타인 현상으로 아쉬움을 자아낸 점과 유사하다. 귀가 작은 사람의 경우 기본으로 제공되는 4가지 사이즈 이어팁 중 가장 작은 XS사이즈를 이용해보는 게 도움이 된다.

TW-E5B 그레이 제품의 왼쪽 유닛. 사진에 보이는 버튼을 한번 누르면 곡 재생·정지·통화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해당 버튼을 두번 누르면 앰비언트 사운드 모드를 켜거나 끌 수 있다. [사진=송정은 기자]

■ 두 말 할 것 없는 깨끗한 음질..야마하 ‘트루사운드’를 무선으로

야마하가 최근 무선 음향기기 시장에 뛰어든 이후 적어도 ‘음질’ 항목에서 만큼은 대단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 평가의 원인은 야마하가 추구하는 사운드의 기본 기조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야마하가 내세우는 음향제품의 사운드 정책은 ‘트루 사운드(True Sound)’다. 수많은 음향 회사들이 ‘왜곡이 없는’, ‘아티스트 본연의 의도를 느낄 수 있는’이라는 워딩을 사용하며 무선 음향 제품을 출시했지만 실제 퍼포펀스는 그에 못 미치는 일이 허다했다.

오히려 기존의 스피커나 유선 헤드폰 등을 출시해온 전통의 음향기기 회사들은 오히려 베이스(Bass)음역대와 악기 소리를 극도로 강조하는 최근 팝음악 트렌드에 맞춰 자신들의 회사 기조와는 다른 음색의 무선 제품들을 내놓으면서 호불호를 동시에 가져가기도 했다.

야마하는 이들과는 조금 다른 궤로 무선 음향기기를 출시해왔다. 야마하의 트루 사운드를 야마하 유경험자들에게 설명하자면 전설의 모니터링 스피커로 수년간 높은 평가를 받았던 ‘NS-10M’의 사운드를 무선 음향기기에 담았다고 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TW-E5B 블랙 제품 유닛의 전면. 그릴 디자인을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야마하 특유의 소리굽쇠를 겹처놓은 로고도 디자인돼 있다. [사진=송정은 기자]

야마하 무경험자들에게는 라이브 현장에서 가장 최적의 음색을 제공하는 ‘스윗 스팟’에 있는 생생함을 무선이어폰으로 느낄 수 있다고 해도 충분할 것이다.

음색적으로는 저음 타격감이 기존 무선이어폰에 비해 비중이 매우 낮다. 때문에 다소 심심한 사운드로 들릴 여지도 있지만 생각보다 이런 음색의 음향기기를 좋아하는 마니아층 비중도 높다. 야마하 무선 음향기기들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것도 이 음색적인 특징도 한 몫하고 있다.

E5B 역시 여타 야마하 제품들과 동일하게 맑고 깨끗한 음색 재생에 최적화 되어있기 때문에 피아노, 바이올린 등 리드 악기가 돋보이는 클래식 협연곡이나 화려한 기타 솔로를 즐길 수 있는 하드록 장르를 들으면 꽤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저음 타격감이 부족하다면 이번 E5B 부터 ‘Headphone Control’ 앱의 ‘이퀄라이저’ 기능을 이용하면 충분히 보강할 수 있어 최신 힙합과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좋아하는 마니아들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퀄라이저 기능은 이전작인 E3B에는 없던 기능이라 이 부분을 아쉬워했던 해외 마니아들도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TW-E5B에서는 전작인 TW-E3B에서 아쉬움으로 꼽혔던 앱 사용성이 크게 개선됐다. [사진=송정은 기자]

E5B는 단순히 저음 음색 비중을 줄인 것 만으로 마니아들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야마하는 여기에 작은 볼륨으로도 저,중,고음역대의 밸런스를 그대로 유지한 채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리스닝 케어(Listening Care)’ 기술을 접목했고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할 때 영상과 음성의 지연을 줄이는 ‘게이밍 모드(Gaming Mode)’도 적용했다.

다만 최근 무선이어폰에도 필수 기능으로 인식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E5B에 장착되지 않았다. 앱과 왼쪽 유닛의 물리 버튼을 통해 주변음을 쉽게 듣게 해주는 ‘앰비언트 사운드(Ambient Sound)’ 모드는 존재한다는 게 아쉬움을 다소 덜어줄 수는 있다.

야마하뮤직코리아 AV영업팀 오재성 PM은 “무선이어폰에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넣는 것은 E5B의 차기작인 ‘TW-E7B’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TW-E7B 역시 조만간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많은 기대 바란다”고 말했다.

■ 야마하뮤직코리아의 승부수..야마하는 MZ세대의 감성을 잡을 수 있을까

야마하 본사는 뛰어난 음향적 성취를 얻은 본체 개발에 성공했다면 이를 바탕으로 야마하 한국법인인 야마하뮤직코리아가 패션 회사와 협업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 눈에 띈다.

야마하는 E5B 출시를 기념해 씨티라이프밸류 브랜드인 ‘언코티드 247’과 손잡고 굿즈 티셔츠를 포함한 패키지 상품을 선보인다.

TW-E5B와 야마하의 브랜드 프로미스 ‘Make Waves’가 디자인된 굿즈 셔츠 [자료=야마하뮤직코리아]

이 굿즈 티셔츠에는 야마하의 브랜드 프로미스(Brand Promise, 브랜드 약속)인 ‘Make Wave’가 디자인돼 야마하의 정체성을 표현하고자 했다.

야마하뮤직코리아 AV영업팀 오재성 PM은 "이번 신제품은 일상 속 활력이 되는 음악을 생동감 있게 전하는 야마하와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매력적으로 표현하는 언코티드 247의 아이덴티티가 일치해 특별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게 됐다"며 “아티스트의 음악을 감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제품 내부 설계를 개선하고 특수 소재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 E5B에서 야마하의 압도적 사운드 퀄리티를 경험해 보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야마하와 언코티드 247이 손잡은 패키지 상품은 20일부터 남성 패션 쇼핑 공간 하이버에서 500개 한정 판매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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