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LG유플러스 용산사옥에서 열린 LG유플러스의 AI·데이터 전략 발표 기자 간담회에서 황규별 CDO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자료=LG유플러스]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반 B2B(기업 대 기업 거래)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글로벌 빅테크인 구글과 아마존처럼 AI와 데이터를 통한 수익창출에 나선다.
LG유플러스는 9일 오전 LG유플러스 용산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데이터와 AI를 전략적 자산화를 통한 고객 중심 디지털 혁신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화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는 LG유플러스가 지난 1월 영입한 데이터분석전문가 황규별 CDO(최고데이터책임자, 전무)가 참석해 주제발표를 이끌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월 AI개발과 데이터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CDO(Chief Data Officer, 최고데이터책임자)'를 신설하고 해당 조직의 수장으로 황 CDO를 영입한 바 있다. 황 CDO는 미국 델타항공, 다이렉TV(DirecTV), AT&T, 워너미디어 등에서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분석하여 수익화를 담당한 데이터분석 전문가다.
황 CDO는 이날 주제발표에서 데이터·AI를 활용한 수익창출을 위해 ▲소상공인 특화 AICC 서비스 출시·데이터 상품(데이터플러스·U+콕) 경쟁력 강화 ▲프로덕트 중심의 애자일(Agile,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필요에 맞게 소규모 팀을 구성해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 조직 개편 ▲개발역량 내재화를 위한 우수인재 두 배 확대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고객이 상품과 서비스를 경험하는 모든 과정에서 '편리함'과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AI·데이터 기술을 프로덕트 그룹으로, AI·데이터 기술과 연관된 개별 상품은 그룹 하부의 프로덕트로 분류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AI·데이터 프로덕트 [자료=LG유플러스]
AICC(AI Contact Center, AI 콘택트 센터) 프로덕트 그룹에는 AI 콜봇, 챗봇, 상담어드바이저, 커넥티드카 등의 서비스가 있다. 특히 오는 8월 출시할 예정인 소상공인 특화 AI 콜봇 서비스 'AI 가게 매니저'는 기존 ARS와 달리 AI가 전화로 고객을 응대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다.
황 CDO는 "어떤 고객이 식당에 저녁 식사를 예약하는 전화를 걸었다면 AI가 예약시간과 인원, 주문하고자 하는 메뉴를 받아서 점주에게 자동으로 정리해 알려준다"며 "매장의 위치나 주차가 가능한지 묻는 등 다양한 상황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이 AICC를 금융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사업 영역에 구축한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KB금융그룹의 AICC 구축사업자로 선정됐으며 SOHO(소호, Small Office Home Office) 전용 상품인 'U+우리가게패키지'도 출시한 바 있다. 여기에 출시 예정인 'AI 가게 매니저'가 LG유플러스의 AICC 서비스 확대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또다른 프로덕트 그룹인 '인사이트(Insights)' 그룹의 '데이터플러스'는 LG유플러스가 보유한 고객 특성, 미디어소비, 이동패턴 등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수요를 분석해 사업전략을 수립·실행하는데 필요한 인사이트·데이터 마케팅 채널을 제공하는 B2B 빅데이터 서비스다.
데이터플러스는 지난 4월 출시 이후 교육전문기업 대교의 보습학원 '눈높이러닝센터' 1248곳의 입지를 선정하는데 활용됐다. 또 유초등학습지 브랜드인 '윙크'를 운영하는 단비교육에도 도입될 예정이다.
문화산업분야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에 데이터플러스 기반 빅데이터 분석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으며 뮤지컬 공연기획사와도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타겟팅(Targeting) 프로덕트 그룹의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상품 추천 쇼핑플랫폼 'U+콕'은 지난해 4월 대비 1년 새 거래금액이 4배 이상 성장했다.
월평균 이용자 수(MAU)는 44만명을 돌파했으며 U+콕을 통한 재구매율은 40%를 넘었다. U+콕은 지난 4월 UX를 개편했으며 5월에는 정기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달중으로 전용 모바일 앱도 출시될 예정이다.
황 CDO는 "이런 프로덕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처럼 애자일하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게 필"라며 "CDO는 현재 200여명이 20여개 이상의 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팀에 배속된 전문가들이 기획부터 개발, 출시까지 사업전반에 대한 전략과 예산의 자율권을 보장받는 조직운영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AI, 데이터,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프로덕트 중심의 애자일 조직으로 전환하고 있다. 프로덕트 중심 조직은 아마존웹서비스(AWS)·구글·토스 등 테크기업들이 도입한 시스템으로 시장과 고객의 변화에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LG유플러스는 이러한 프로덕트 중심 문화를 뿌리내려 외주와 제휴에 의존하던 개발역량을 내재화하는데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오는 2024년까지 AI·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데이터·플랫폼 엔지니어, SW·ML-Ops(소프트웨어·기계학습 상용 적용) 엔지니어 등 200여명의 우수 개발인력을 채용해 현재 인원의 두 배 수준인 400명까지 전문인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산학협력 인턴십 프로그램 등 다양한 채널로 개발자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데브렐(DevRel, Developer Relations) 활동을 강화해 우수 인재 확보에도 나선다.
황 CDO는 "초개인화, 초연결과 같은 폭발적인 고객 니즈에 선제 대응하는 자기 완결형 조직이 되려면 소프트웨어 역량은 반드시 내재화가 필요하다"며 "데이터와 디지털 능력을 기반으로 일하는 문화를 도입하고 LG유플러스가 보유한 AI와 데이터가 전략적인 자산이 될 수 있도록 기업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