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크랩, 미국·유럽 제재로 조업 중단 위기..냉동 창고 및 설비 부족

김제영 기자 승인 2022.06.06 14:51 의견 0
러시아 하바로스크항에서 잡힌 게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러시아 크랩이 조업 중단 위기를 직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과 유럽 수출길이 막히자 보관 창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6일 경제전문지 포브스 러시아판 등에 따르면 올해 1~5월 러시아 북부와 극동 해역 등에서 잡은 크랩 수량은 3만1500t 정도다.

그동안 러시아 크랩은 절반가량이 냉동 상태로 미국과 유럽연합(EU)에 팔렸다. 특히 북부 해역에서는 크랩 전체 물량의 90%가 미국과 EU로 수출됐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직후 3월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산 크랩 수입을 이달 23일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수출 제재로 크랩 물류 통로는 사실상 막힌 셈이다.

현 상황에서 실질적인 대안은 어획물을 냉동 창고에 보관하는 것이지만 제한된 시설로 보관이 힘든 상황이다.

프리마메디아에 따르면 러시아 극동 지역 냉동 창고는 최근 어획철이 끝난 명태 물량에 크랩까지 몰려 포화상태다. 1일부터 본격적인 연어잡이 철이 시작돼 냉동창고는 더 부족할 전망이다.

러시아 현지에서는 수출을 재개하거나 보관 창고를 늘리지 않으면 8월 크랩 잡이를 일시 중단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크랩을 잡고도 팔 수 없는 상황이라 어획 중지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체 시장을 찾기도 쉽지 않다.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는 미국·유럽과 달리 냉동 상태가 아닌 신선한 생물 크랩 수입을 선호한다.

그러나 러시아 내 모든 수산업체가 아시아 지역으로 생물을 수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냉동 설비보다 생물 운발 설비가 미비한 탓이다. 특히 이 같은 이유로 러시아 북부 지역은 아시아 시장 수출이 어려웠다.

내수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도 쉽지 않다. 러시아는 크랩 등 갑각류에 함유된 비소량을 엄격히 규제하기 때문이다. 현지 어민들은 이미 어획한 크랩 물량까지 돌리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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