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관 결정 음악문화공간 '스트라디움'..고별무대로 '마리아 호세 프랑코' 초빙

이상훈 기자 승인 2022.05.12 03:14 의견 0
[자료=스트라디움]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공연, 강연, 영화 상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음악을 만끽할 수 있는 이태원의 음악문화공간 스트라디움이 오는 6월 30일 폐관한다. 세계적인 사운드 아키텍트 ‘샘 토요시마’의 설계로 이루어진 스트라디움은 2015년 10월 개관한 이래 최고 수준의 음향 엔지니어 및 아티스트들의 공동 노력으로 라이브 연주, 강연 등 깊은 울림이 있는 프로그램들을 관객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해 왔다.

또한 수준 높고 전문적인 음악문화 공간으로 아티스트와 전문가, 관객 모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50석 미만으로 좌석수를 제한해 소수의 관객들이 연주자의 표정과 숨소리까지 눈 앞 무대에서 생생하게 교감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잦은 공연 취소 등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건물주와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임대차 계약 종료 시점인 6월 말 결국 폐관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그간 스트라디움은 피아니스트 손열음, 임동혁, 임동민, 가수 윤종신, 박기영, 박선주, 선우정아, 정밀아, 평론가 김태훈, 황덕호, 조희창 등 아티스트의 공연 외에도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강연도 다수 열리며 고품격 생활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해왔다. 그 스트라디움의 폐관 결정과 관련해 스트라디움의 프로듀서이자 유나이티드프로듀서스의 이병수 대표는 “스트라디움은 사적 자산이 아니었다. 우리 모두의 공공재이자 문화재였다. 이 공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손실이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스트라디움을 닮은 고난과 열정의 플라멩코로 고별을 장식하다

이병수 대표는 폐관일까지 마지막 한 명의 관객이라도 멋진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결심하고 ‘라스트 스트라디움’이라는 시리즈 공연을 기획했다, 그간 해외 초청 공연의 걸림돌이었던 자가격리가 면제되자 마지막 무대를 장식할 쟝르로 플라멩코를 선택, 발빠르게 움직여 오리지널 집시 플라멩코 무용수 ‘마리아 호세 프랑코(MARIA JOSE FRANCO)’를 초청했다.

이 대표는 “스트라디움과 플라멩코는 닮은 점이 많다. 온갖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노래와 연주와 춤으로 삶을 긍정하고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집시의 열정 뿐만 아니라 다양성과 진정성의 가치를 지향하는 자존감도 닮았다. 피맺힌 한을 예술로 승화시켜 세계문화유산이 된 플라멩코가 코로나를 이겨낸 국민들에게 묵직한 공감과 위로를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플라멩코 공연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자료=스트라디움]

이번에 초청된 마리아 호세 프랑은 인간의 근원적인 희로애락을 격정적인 몸짓과 깊은 소리로 전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녀는 세계 최대 플라멩코 축제인 스페인 헤레즈 페스티벌(JEREZ FESTIVAL)에서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공연을 하고 있는 최고의 무용수로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등 전 세계의 초청 러브콜을 받고 있다.

5살에 플라멩코를 시작한 마리아 호세 프랑은 케스터네츠, 지팡이, 치마 등 도구를 활용한 플라멩고에 강하고, 동시에 여성적이면서도 강렬한 집시 플라멩코를 보여 준다. 기타리스트 후안(JUAN)과 가수 마누엘(MANUEL)은 유명한 플라멩코 집시 집안 출신으로 조상 대대로 물려 받은 모네오 가문의 울부짖는 듯한 깊은 감동의 노래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플라멩코 공연은 사라지는 스트라디움을 위한 진혼의 무대가 될 것입니다. 관객들은 품위 있는 무대에서 완벽한 고음질의 소리와 함께 역사에 남을 생애 최고의 플라멩코를 경험하시게 될 겁니다. 혹시 모르잖아요. 스트라디움이 다른 곳에서 더 멋진 공간으로 새롭게 부활할 지도요. ‘라스트 스트라디움’ 공연이 끝날 때 마다 아티스트의 땀과 관객의 감격스런 표정을 보고 있자면 무언가 소명의 힘이 내면에 쌓이는 걸 느낍니다.”

이병수 대표는 아쉬움의 소회를 감추지 않는다.

세계적 수준의 음향 시설과 소수의 객석으로 이뤄진 고품격 무대로 아티스트의 표정과 숨소리까지 생생히 느낄 수 있는 스트라디움의 고별 공연에서는, 스페인 현지의 그 어느 유명한 따블라오(Tablao) 공연장보다 더 격정적인 플라멩코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코로나로 여행에 목마른 사람들에게는 스페인 여행을 간 듯한 휴가 같은 시간이 될 것이다. 세상 하나뿐인 스트라디움이 사라지기 전, 마지막 스트라디움에서 다시는 경험할 수 없는 숨막히는 플라멩코의 황홀경, 두엔데를 경험해 보기를 추천한다. 마리아 호세 프랑코의 공연은 5.25(수) ~ 6.9(목)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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