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연말까지 메타버스 개발 인력 상시 채용에 나서고 있는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의 '이프랜드'와 같은 B2C 플랫폼보다는 대학 맞춤형 메타버스 등 B2B 메타버스 서비스에 치중할 뜻을 밝혔다. 사진은 LG유플러스가 지난 1일 오픈한 숙명여대 전용 메타버스 플랫폼 '스노우버스' [자료=LG유플러스]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메타버스 자체는 우리도 관심이 크다."

LG유플러스 황현식 대표가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2'에서 SK텔레콤의 '이프랜드' 등 B2C(기업 대 소비자) 메타버스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 없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황 대표의 발언 이후 LG유플러스는 대학이나 공공기관에서 사용되는 B2B(기업 대 기업) 메타버스 플랫폼 시장 쪽에서 좀 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LG유플러스가 완성도를 장담할 수 없는 B2C 메타버스 플랫폼을 성급히 내놓기보다는 전문성과 노하우를 인정받는 키즈·교육 부문 등 B2B 시장을 먼저 공략하는 전략을 우선 순위에 놓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1일부터 연말까지 서비스인큐베이션랩과 차세대기술랩을 통해 메타버스 그래픽 제작 디자이너와 개발 PM(프로젝트 매니저), 서버개발, 클라이언트 개발 직무 인력을 상시 채용 중이다 .

LG유플러스 측은 해당 직군의 인력들이 자사의 B2B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 분야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모집 중인 메타버스 분야 인력들은 이번 달 오픈한 숙명여대의 '스노우버스'와 같은 B2B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투입 될 예정"이라며 "SK텔레콤의 '이프랜드'와 같은 B2C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한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이미 작년에 '이프랜드'라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출시해 활발하게 운영 중이고 KT도 곧 열리는 '월드IT쇼'를 통해 메타버스 플랫폼 청사진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LG유플러스 역시 지난 MWC를 통해 임원진이 직접 메타버스 플랫폼 출시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발언을 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강점을 가진 키즈나 교육 콘텐츠를 활성화 할 수 있는 B2B 시장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전략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황현식 대표는 지난 MWC 2022 현장에서 메타버스 플랫폼과 관련해 "핵심 기술요소는 계속 구현하고 있다"며 "XR(확장현실) 서비스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큰 메타버스 플랫폼부터 제시하기보다는 더 좋은 가치가 나올 수 있는 서비스를 먼저 내자는 전략"이라며 "경쟁사와 다른 것은 플랫폼이 먼저냐, 서비스로 밸류(가치)를 만드느냐의 차이"라고 LG유플러스의 메타버스 전략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황 대표의 언급처럼 LG유플러스는 B2C 플랫폼 자체 개발보다는 그와 관련된 XR과 같은 기술 개발과 핵심 역량 중 하나인 키즈·교육 분야 메타버스 진출에 힘쓰고 있다.

대표적인 결과물이 지난 1일 출시한 숙명여대 메타버스 '스노우버스(Snowverse)'다. 스노우버스는 입학 설명회나 축제 같은 일시적 이벤트가 아닌 상시적으로 운영되는 최초의 대학 맞춤형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뿐만 아니라 LG유플러스는 이미 작년 9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아우르는 '확장현실(XR) 통합 플랫폼'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현실과 가상세계를 넘나드는 메타버스 서비스의 글로벌 시장 확대에 발맞춰 초실감 콘텐츠 서비스 일관성과 효율성을 확보해 시장 대응을 강화하려는 포석을 깔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키즈 콘텐츠에 강점을 갖고 있는 LG유플러스 측은 키즈 전용 메타버스 플랫폼의 출시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기관이나 기업이 맞춤형으로 원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당사가 강점을 지니고 있는 키즈 콘텐츠 분야의 경우 어떤 형태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출시할 지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