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거점오피스 '스피어 신도림'에 마련된 업무 공간 '아일랜드 좌석'. 전망이 좋은 창가 자리의 경우 오전 7시 예약 시스템이 오픈하자마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한다. [사진=송정은 기자]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일하고 싶은 사무실. 모든 기업들이 만들고자 하고 근로자도 원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여간해서는 만들기 힘들다. 거기에 집에서 가까워야하고 각종 첨단 ICT 기술까지 접목해야하는 조건까지 붙는다면.

웬만한 기업들은 엄두를 내지 못할 이 과제의 해결방법을 SK텔레콤이 제시했다. 바로 거점오피스 ‘스피어(Sphere)'를 통해서다.

지난 12일 오후 SK텔레콤이 새롭게 선보이는 거점오피스 ‘신도림 스피어’를 찾았다. SK텔레콤 측은 새로운 형태의 거점오피스 스피어에 대한 취재요청이 쇄도하자 아예 하루를 기자들에게 개방하며 공들여 만든 공간 곳곳을 자세하게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SK텔레콤은 지난 7일 거점오피스 스피어를 서울 신도림과 경기도 분당과 일산까지 총 3곳에서 운영을 시작했다. 운영을 시작한지 2주차에 접어든 지난 12일 기준으로 스피어는 총 350개의 좌석 중 60%의 이용률을 보일정도로 SK텔레콤 구성원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신도림 스피어 공간은 ▲개인화된 업무 공간 ▲업무효율증가를 위한 현존하는 대부분의 ICT 기술 적용이라는 2개의 키워드로 간략히 설명할 수 있다.

■ 개인화된 업무 공간을 성공적으로 구현

신도림 스피어는 신도림 디큐브시티 오피스동 21층과 22층 두 개 층에서 총 170개의 좌석과 1인 회의실인 ‘스피어팟’ 9개, 4인 이상 다인회의실인 ‘스피어룸’ 6개 등으로 구성됐다.

모든 좌석과 스피어팟, 스피어룸 등의 업무 공간은 철저한 ‘개인화’를 목적으로 디자인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업무와 회의에 대한 구성원들의 수요가 증가했다”며 “스피어는 이런 니즈를 적극 반영해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한 직원이 아일랜드 좌석에 마련된 '마이데스크'에 얼굴인식을 통해 접속하고 있다. [사진=송정은 기자]

SK텔레콤 구성원들의 이런 니즈가 가장 잘 반영된 공간이 바로 22층에 위치한 ‘아일랜드’ 좌석이다. 단어 그대로 좌석 하나하나가 섬처럼 각각 독립적인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아일랜드 좌석은 업무 집중을 위한 파티션과 편의를 위한 각종 거치대 등을 마련해놨다.

비대면 회의를 위한 카메라도 갖춰져 있었으며 노트북이나 개인장비를 무겁게 들고 다니지 않아도 SK텔레콤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각종 업무를 편리하고 자유롭게 볼 수 있는 ‘마이데스크’가 모든 아일랜드 좌석에 마련돼 있어 SK텔레콤의 근무 기조인 ‘어디서든 일한다(Work From Anywhere)'가 가장 잘 녹아든 공간이었다. 고사양 PC를 요하는 디자인 작업등 특별한 업무가 아니라면 여기에 마련된 디바이스 만으로도 대부분의 업무가 수행 가능하다.

신도림 스피어 21층에 마련된 '빅테이블'. 협업과 협동이 필요한 업무를 볼 때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허먼밀러(Herman Miller)의 희귀 아이템으로 손꼽히는 화이트색상 의자가 대거 배치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송정은 기자]

21층에 있는 1인 회의실 ‘스피어팟’도 업무공간의 ‘개인화’가 아주 잘 반영된 공간이었다.

1인 회의실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해 만들어진 스피어팟은 개인의 필요에 따라 회의실 유리창의 투명·불투명을 전환할 수 있는 점이 특히 눈에 띄었다.

스피어 신도림, 스피어 분당, 스피어 일산 3거점을 이어주는 '스피어비전'의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거점오피스 스피어 TF(태스크포스)기획팀의 유태하 리더는 “스피어는 기획과정에서 무거운 노트북 컴퓨터를 들고 다니는 부분, 내 자리에서 각종 업무장비를 연결해야하는 번거로움, 내 공간은 아니지만 나만의 느낌을 낼 수 있게 만드는 이 3가지 페인 포인트(Pain Point) 해결에 집중했다”며 “여기에 구성원들이 업무와 관련한 아이디어 등을 자유롭고 편리하게 공유하면서도 개인화된 공간을 만들어야하는 과제가 있었다. 스피어는 나에게 맞는, 나에게 맞춰진, 나만의 업무환경을 어디서든 만들어낼 수 있다는 솔루션을 SK텔레콤 구성원들에게 제공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이를 위한 많은 테스트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대부분 최신 스마트 ICT 기술을 사무실로

스피어의 두 번째 키포인트는 바로 ‘첨단 ICT 기술’을 대거 접목시켰다는 점이다.

먼저 공간 출입을 위한 얼굴인식 기능이 0.2초만에 이루어지는 등 대단히 빠르면서 정교하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생채인식 기반 본인확인 기술인 ‘FIDO(Fast Identity Online)'을 활용해 철저한 보안도 가능하다.

SK텔레콤 관계자들이 얼굴인식을 통해 스피어에 출입(왼쪽)하거나 스피어 공간을 예약하는(오른쪽)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얼굴인식은 비단 출입에만 그치지 않고 좌석예약, 아이데스크 사용 등 스피어 공간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VR을 통해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버추얼 워크스페이스(Virtual Workspace)'도 제공된다. 오큘러스 퀘스트2 기반의 이 공간에서 SK텔레콤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VR을 통해 신도림, 일산, 분당 등 세 거점의 스피어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의 모든 회의를 VR로 대체하는 것은 아니지만 ‘버추얼 워크스페이스’와 같은 공간을 이용해 좀더 재미있고 흥미롭게 회의를 하며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하반기에는 당사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렌드’ HMD 버전을 출시해 이를 VR 소프트웨어로 활용할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다인 회의실인 ‘스피어룸’에도 다양한 ICT 기술이 접목됐다.

투명·불투명 전환이 가능한 유리로 둘러쌓인 1인 회의 공간 '스피어팟(왼쪽)'과 온도, 습도 등을 자동으로 측정해 쾌적한 회의 환경을 제공하는 환경센서가 장착된 다인회의공간 '스피어룸(오른쪽)' [사진=송정은 기자]

스피어룸의 책상에는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농도, 소음, 온도, 습도 등 7개 항목을 측정해 가장 쾌적한 환경으로 조성해주는 환경센서가 설치돼 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스피어룸에 모여있는 구성원들과 원활한 화상회의를 진행할 수 있게 각 스피어룸에는 음향기업 ‘자브라(Jabra)'의 비디오 사운드바를 설치했다.

이 사운드바에 장착된 카메라는 영상회의에 참석한 사람의 수를 자동으로 인식해 때로는 광각으로, 때로는 발화자를 직접 줌(Zoom)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지난 7일 SK텔레콤 유영상 대표이사가 스피어 신도림 오픈 행사에서 SK텔레콤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자료=SK텔레콤]

윤태하 리더는 “작년초부터 스피어 기획을 위한 TF팀을 구성해 수요점검과 공간기획, 콘텐츠 구체화 등의 작업을 거쳐 이렇게 오픈할 수 있었다”며 “개인의 업무 환경을 살리면서도 서로 협업하는 조직활동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공간조성에 초점을 맞췄다. 오픈 이후 SK텔레콤 구성원들의 반응이 무척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스피어와 관련한 SK텔레콤과 참석 기자들간의 질의 응답 내용이다.

- 스피어 공간은 서울 신도림과 분당, 일산에 먼저 마련됐다. 특히 서울에서 신도림에 스피어 공간을 먼저 만든 이유는.

스피어 기획과정에서 수도권에 근무하는 SK텔레콤 구성원들을 전수 조사해 수요가 많은 지역들을 선정하는 과정이 있었다. 이 가운데 신도림이 1,2호선 환승역 등이 있는 등 서울 및 수도권 근무자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향후 추가적인 스피어 오픈 계획은.

오는 7월 경에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 한층에 SK텔레콤과 SK스퀘어, SK하이닉스 직원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거점 오피스를 개방할 예정이다. 최초 기획 과정에서 6개의 장소를 추려냈고 이 중 3개의 지역에서 오픈한 만큼 나머지 3개 지역에서 오픈도 추진하고 있다.

-스피어 공간에서 일하기 위해 사전에 결제를 받는 등의 절차가 필요한지.

필요 없다. SK텔레콤의 근무기조인 ‘Work From Anywhere'를 구체화하는 시스템인 ’DYWT(Design Your Work Time, 나만의 근무시간 디자인)‘을 통해 언제 어디서 근무할지 등록만 하면 이용할 수 있다.

-신도림 스피어만의 특징은.

신도림 스피어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전망이 좋다는 평가가 많다. 또 건물자체가 타원형으로 되어있어서 사무실같지 않은 느낌을 준다는 면에서 호평받고 있다. 스피어에 적용된 기술적 요소들은 신도림, 분당, 일산 3군데 모두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