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문턱 낮추는 은행권..‘한도 상향·금리 인하’ 봇물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4.10 11:35 의견 0
오는 12일 하나은행은 오후 5시 이후 대출 신청 접수분부터 주력 신용대출상품인 하나원큐신용대출의 한도를 기존 1억5000만원에서 2억2000만원으로 올린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한도 상향이나 금리 인하 등 가계대출 제한을 빠른 속도로 완화하고 있다. 어느새 은행권 대출 문턱이 지난해 가계대출 총량 규제 시행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모습이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12일 오후 5시 이후 대출 신청 접수분부터 주력 신용대출상품인 하나원큐신용대출의 한도를 기존 1억5000만원에서 2억2000만원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지난 1일 하나원큐신용대출의 가산금리를 0.2%포인트 낮춘 데 이어 한도 상향에 나선 것이다.

한도 2억2000만원은 가계부채 규제가 도입되기 이전 수준이다. 다만 연소득 이내로 제한하는 한도 규제는 그대로 유지된다.

우리은행은 11일부터 부동산 플랫폼 앱인 ‘우리원더랜드’의 가입자가 부동산담보대출이나 전세대출을 신규로 받을 경우 쿠폰 혜택을 통해 0.1%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이와 별개로 지난달 21일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 및 전세대출에 0.2%포인트의 특별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특별 우대금리와 원더랜드 쿠폰 우대 혜택을 더하면 최대 0.3%포인트 금리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은행권의 대출 문턱 완화는 지난해 가계대출 규제 여파와 부동산·부동산 시장 부진으로 이익 등 실적의 중요한 기반이 되는 가계대출 자산이 줄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도를 올리고 금리를 낮춰 고객 수요를 확보하려는 의도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1937억원으로 2월 말보다 2조7436억원 줄었다. 올해 1월 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로 은행권 전체로는 작년 12월 이래 4개월째 뒷걸음질 쳤다.

닫혔던 대출 문을 다시 여는 은행권의 행보는 최근 들어 더욱 과감해지는 모습이다.

국민은행이 지난 5일부터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45∼0.55%포인트 낮췄고 뒤이어 신한은행과 농협은행도 8일부터 주택 관련 대출 금리를 각각 내렸다.

일부 은행의 경우 이달 초 최종 대출금리와 기본금리 간 차이(스프레드)가 지난해 대출 총량규제 본격화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상태다. 은행 대출금리는 기본금리에 고객별 가산금리와 우대금리를 가감해 정해진다.

아직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 인하를 시행하지 않은 하나·우리은행 등 나머지 은행도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선 우대금리를 확대해 최근 다른 은행들의 금리인하와 같은 효과를 내도록 하고 추후 가산금리 조정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너무 많이 늘어서도 안 되겠지만 은행 입장에선 너무 줄어서도 안 된다”며 “일부 은행이 금리를 선제적으로 낮추면 다른 은행들로선 상황을 고려해 금리를 따라 낮출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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