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뉴얼 개장한 이마트 별내점 전경 [자료=이마트]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이커머스의 성장으로 실적 직격탄을 맞은 대형마트가 매장 리뉴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 지난해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으로 오프라인 매장 위주인 유통 기업은 내리막길을 걷자 특단의 조치에 나선 모습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는 모두 매장 리뉴얼 투자로 재단장하고 있다. 매장 리뉴얼은 이마트가 지난해 5월 처음 단행했다. 업황 부진으로 매장 폐점 등 구조조정을 하던 홈플러스·롯데마트와 달리 이마트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2019년 말 취임 후 이마트 사업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마트 기존 점포의 30% 이상을 재편해 수익성 강화 전략을 펼쳤다. 당시 실적이 부진한 삐에로쇼핑·일렉트로마트 등은 폐점 및 통합하고 사업성이 강한 노브랜드와 그로서리 매장을 강화하는 리뉴얼을 단행했다. 리뉴얼 목표는 ‘고객이 가고 싶은 매장’으로 설정했다.

이마트의 선택과 집중은 성과로 이어졌다. 대표적인 점포는 이마트 월계점이다. 이마트가 가장 먼저 리뉴얼한 월계점은 지난해 5월 재오픈 후 10개월 동안의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57% 신장했다. 같은 기간 고객 수 역시 32% 증가했다. 고객 주차시간 분석 결과 고객 체류시간도 리뉴얼 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특

이마트 리뉴얼의 핵심은 ‘고객 관점의 재구성’이다. 이마트는 강점인 식료품(그로서리) 매장을 늘리고 비식품 부문을 줄여 ‘체험’에 집중했다. 비식품이 줄어든 공간에는 문화·엔터테인먼트·식음·패션 등 전문 매장을 확대했다. 단순 쇼핑이 아닌 즐거운 공간으로 재구성해 체류시간을 늘리는 전략이다. 이마트 월계점의 경우 일렉트로마트를 입점해 가전제품 매출을 전년 동기대비 161% 끌어올리고 같은 기간 푸드코트로 463% 매출 고신장을 기록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매장 리뉴얼 후 매출로 성과를 증명하고 있다. 이마트의 모든 리뉴얼 점포가 두 자리 수 이상의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매장 리뉴얼은 투자의 개념으로 향후 (손익분기점을 넘어)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리뉴얼한 9개 점포는 올해 상반기 평균 매출이 26% 증가했다.

이마트의 리뉴얼 전략이 성공하자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매장 리뉴얼에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는 신규 매장 출점과 함께 내년 상반기까지 점포 17개를 리뉴얼할 예정이다.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인 식품 매장 중심으로 먹거리를 강화한다. 비식품 매장을 줄여 확보한 공간은 휴게 및 체험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비효율 점포를 정리해온 롯데마트도 폐점 대신 리뉴얼로 방향을 틀었다. 롯데마트는 내년 초까지 15개 점포를 특화 점포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롯데마트는 코로나 이후 강세를 보인 와인과 리빙 공간을 늘리고 반려동물 특화 점포도 확보한다.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유도하는 매력 요소를 대폭 강화해 방문객을 늘리기 위해서다.

대형마트의 오프라인 매장 강화는 온·오프라인 협업을 위한 물류센터 확보에도 부합하는 전략이다. 마이크로 플필먼트 전략의 경우 고객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대형마트가 곧 물류 거점이 되기 때문이다. 매장 리뉴얼은 온·오프라인 통합 점포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의 일부로 분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선제적으로 오프라인 매장 리뉴얼에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아 업계 분위기가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