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셀프대출’로 주식투자한 간 큰 은행원..5년간 은행권 금융사고 1540억원
국민·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 순 사고 많아
우리·부산·하나·농협·대구은행 순 사고금액 커
산업·수출입·씨티·광주·제주·경남·케이뱅크 등 내부감사실적 ‘0’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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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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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하나은행 직원 A씨는 국내외 주식투자를 위해 본인 및 지인 명의로 부당대출을 취급해 대출금 및 환불보증료 등 총 31억원을 횡령했다.
#농협은행 직원 B씨는 자신의 모친과 배우자 등의 통장 및 신분증 사본 등을 보관하면서 고객 대출서류를 직접 작성해 담보대출을 받는 등의 방법으로 총 25억원을 횡령했다가 적발됐다.
은행 임직원이 본인과 지인 명의로 불법 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등 은행 금융사고 피해액이 최근 5년간 1540억원에 달했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국내은행 금융사고 현황’자료에 따르면 국내 20개 은행에서 최근 5년간 177건의 은행 금융사고로 총 1540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8월까지로 좁히면 총 22건, 247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했다.
국내 은행들의 금융사고 금액은 지난 2017년 말 222억6100만원에서 2018년 말 623억7400만원으로 급증한 이후 2019년 말에 401억9900만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말 45억5500만원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가 올해 들어 247억700만원으로 다시 금융사고 금액이 급증했다.
사고건수별로는 국민은행이 24건으로 금융사고가 가장 많았고 ▲농협은행(23건) ▲신한·우리은행(22건) ▲하나은행(21건) ▲기업은행(19건) 순으로 나타나 주요 시중은행들의 비중이 높았다.
사고금액별 현황은 ▲우리은행(422억원) ▲부산은행(305억원) ▲하나은행(142억원) ▲농협은행(138억원) ▲대구은행(13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금융사고 유형은 사기, 횡령, 업무상 배임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금융사고가 이어지고 있지만 은행 자체적으로 이뤄지는 내부감사를 통한 사고 적발처리는 평균 23% 수준으로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금액이 가장 많았던 우리은행의 경우 내부감사 적발률이 55%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 역시 58%로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수출입은행을 포함해 씨티은행·광주은행·제주은행·경남은행·케이뱅크는 단 한 건의 내부감사 실적도 없었다. 내부통제 시스템이 아예 작동하지 않았거나 내부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정문 의원은 “국내 은행들이 금융사고를 일부 임직원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로만 치부하다보니 내부통제가 제대로 개선되지 않았다”며 “올해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이 본격 시행된 만큼 은행 스스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금융당국 역시 고질적인 금융사고 근절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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