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토스뱅크 출범과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연설

윤성균 기자 승인 2021.10.01 10:05 의견 0
윤성균 금융증권부 기자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의 공식 출범이 임박했다. 당장 이번 연휴가 끝나는 다음 달 5일부터 토스뱅크는 사전신청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개시한다. 토스뱅크는 사전신청만으로 벌써 85만명의 사용자를 끌어 모았다.

세 번째 인터넷뱅킹의 등장에 시중은행들은 자못 긴장한 모습이다. 시중은행들은 지난 2017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등장으로 급격한 패러다임 전환을 겪은 바 있다. 바야흐로 ‘디지털 금융’의 시대를 맞은 것이다. 빅테크 토스뱅크의 출범으로 은행권은 또 한 번의 대전환을 앞두고 있다.

지난 28일 진행된 KB금융지주 창립 13주년 기념식에서는 시중은행들이 느끼는 위기감을 엿볼 수 있는 발언이 나왔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이날 “국내 금융업은 디지털과 모바일 중심의 언택트 가속화로 전통 금융회사와의 경쟁을 넘어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이어 세번째 인터넷 은행인 토스뱅크가 출범하는 등 새로운 도전과 위기에도 직면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올해 들어 종합금융플랫폼 기업으로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자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재차 종합금융플랫폼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인 셈인데 이번에는 경쟁상대로서 토스뱅크를 구체적으로 지목한 점이 눈에 띈다.

이날 윤 회장은 청각장애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연주자가 된 에블린 글레니의 사례를 들며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도전과 혁신을 끈덕지게 추진해 나간다면 우리는 고객들로부터 사랑받는 ‘No.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변모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직원들로 하여금 당면한 위기를 깨닫게 만드는 회장님의 흔한 레퍼토리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모종의 절박함을 느낄 수 있어서 기자는 마음에 와닿았다.

윤 회장의 의지가 통해서일까. 현재 시중은행 중 디지털 전환에 가장 기민하게 대응하는 곳은 KB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국내 최초로 인터넷뱅킹을 선보인 역사를 지닌 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이달 ‘뉴 KB스타뱅킹’ 앱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존에 흩어져 있던 금융서비스를 하나의 앱에 모았다.

그간 소홀하다는 평가를 받은 Z세대에도 공을 들인다. 간편뱅킹앱 리브를 Z세대를 위한 플랫폼으로 전면개편하는 ‘리브 리부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인뱅 공습'에 대응해 디지털전환을 서두르기는 마찬가지다. 토스뱅크의 출범 뿐만 아니라 카카오뱅크의 상장도 기폭제가 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출범으로 은행권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이를 두고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뱅킹 서비스 관점이 은행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바뀐 것”이라고 평했다.

인뱅의 출현으로 시중은행들이 바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윤종규 회장의 말처럼 “고객들로부터 사랑받는 No.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한 것이라면 소비자도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

벌써 네 번째, 다섯 번째 인터넷은행의 출범이 몹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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