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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 가족협회, '장애인 탈시설 법안' 저지 위해 국회서 소복입고 시위

김영훈 기자 승인 2021.09.02 14:04 의견 1
지난달 27일 전국 장애인거주시설 부모회 회원들이 국회 앞에서 '장애인 탈시설' 정책을 반대하는 1인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한국정경신문=김영훈 기자] "제발, 중증장애인 죽이는 '장애인 탈시설 정책'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마세요!"

"우리 아이들을 시설에서 나가라고 하는 것은, 사형 선고를 내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제발 다시 한번 살펴봐 주세요!"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장애인을 시설에서 벗어나도록 하자'는 취지의 '장애인 탈시설 정책'이 오히려 중증장애인과 그 가족에게는 생명과도 맞바꿀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신지체나 자폐 등 정신적 장애가 있는 중증장애인들이 처한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정부와 여당이 일방적으로 '탈시설' 정책을 추진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이 처한 현실이 어떻길래 정부 정책과 여당의 입법을 반대하는 걸까?

지난달 27일 금요일 오전, 국회 정문 앞에는 비가 내리는 궃은 날씨에도 자신들의 절박함을 호소하듯 하얀 소복을 차려 입은 여성 두사람이 눈에 띄었다. 국회 정문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는 상황인데, 1인 피켓시위 교대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

이들이 든 피켓에는 '시설이용 대기자 가족들 죽어간다. 장애인 거주시설 신규 입소 허용하고 대책을 마련하라', '탈시설 정책 반대. 무책임한 탈시설 정책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발달 장애인과 그 가족들을 예비 살인자로 만들지 말라' 등 무시무시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래서 기자가 교대를 마친 여성에게 그 내용을 물었다.

인터뷰에 응한 이 어머니는 "제발 이같은 사실이 널리 알려져서 잘못된 정책이 법안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꼭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말 절실하고 절박한 심정이었다.

이 어머니의 아들은 현재 성인이지만 자페증 때문에 용인 '하늘의별' 시설에 입소해 있다고 한다. 중증장애인이지만 좋은 시설에 입소해 있어 그나마 만족하고 생활애 왔는데 최근 정부 여당의 '장애인 탈시설' 정책 추진에 따라 도저히 불안해서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라고 호소했다.

지난달 30일 국회 정문 앞에서 '장애인 탈시설' 정책에 반대하는 1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일 정부가 발표한 '탈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로드맵'에 따른 것이다. 말하자면 '장애인 탈시설 로드맵'으로 정부는 장애인 복지 패러다임을 '탈시설', 지역사회 자립 지원정책으로 대전환 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자녀들을 복지시설에다 온전히 맡길 수 밖에 없는 중증장애인들과 그 가족들에게는 이 정책 추진은 사실상 청천벽력같은 소식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중증장애인가족협회나 전국발달장애인시설이용자부모회 회원들은 '탈시설' 정책으로 사지(死地)에 몰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 발표 이후 탈시설 정책의 일방적인 강행을 저지하기 위해 소복을 입고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시설 퇴소는 우리에게는 사형선고나 같다"고 주장한다.

장애인 복지시설을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또는 국가가 이들을 온전히 관리한다는 것은 아직 요원한 '이상향'이라고 주장한다. 사회적 인식이나 자폐아들의 현실과 상황을 전혀 모르고 하는 그저 '듣기좋은 사탕발림'이라는 것이다.

이 어머니는 "20년간 힘들게 케어 하다가 뜻이 맞는 분들과 다시 어렵사리 시설을 만들고, 현재 그곳에서 지금 잘 적응하고 있는데, 정부 로드맵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 시설에서 벗어나라고 강제하면 우린 어떻게 살아가는냐"고 반문했다.

신체장애인들에게는 '탈시설'이 좋을 것 같지만, 발당장애인들에게는 '탈시설'은 절대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무조건적인 '탈시설'이 아니라 발달장애인이나 중증장애인에게는 선택 권한을 줘야 되는데 일률적으로 시설에서 벗아나게 하는 정책은 잘못됐다는 설명이다.

이 어머니는 "정부 발표 이후에 35도가 넘는 폭염에도 우리 어머니들이 두번이나 세종시에 모여서 눈물로 호소하며 정책 추진에 반대하는 집회를 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어, 이렇게 국회 앞에서 어머니들이 1인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어머니는 실제로 좋은 시설이 존재하는데 그걸 일방적으로 '탈 시설' 하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호소했다.

'전국 발달장애인 거주시설이용자 부모회'의 박순옥 총무는 "발달장애인에게는 실제로 좋은 시설, 즐거운 시설도 존재힌다"며 "실제로 존재하는 좋은 시설을 두고 무조건 시설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같이 살고 생활하자고 하는 것은 진짜 말도 안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직접 정치인들이 시설에 와서 눈으로 확인해 보라고도 했다. '탈시설' 정책을 모든 장애인들에게 강요하지 말라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국회 정문 앞에서 중증장애인 부모들이 '장애인 탈시설' 정책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발달장애인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가족들의 의사나 의견을 반영해 달라는 것이지만, 현재 진행되는 상황은 가족들의 뜻은 전혀 반영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정책이나 법안을 몰아붙이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중증장애인이나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사안을 가려서 정책을 추진해 달라고 정부와 여당에게 요구하고 있다. 모든 장애인들이 '탈시설' 해야만 장애인들의 인권이 온전히 지켜지고 인간답게 살수 있는 게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시설에 있는 장애인의 경우 대부분이 발달장애인과 중증장애인들이다. 신체 장애인의 경우는 드물다.

'장애인 탈시설 법안'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최혜영 의원이다. 그녀는 장애인으로서 복지 전문가이며 장애인 복지를 위한 각종 입법활동에 여념이 없는 비례대표 초선이지만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이다.

그녀는 인권차원으로 '장애인 탈시설 정책' 추진을 위해 누구보다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장혜영 의원 등과 함께 '장애인탈시설 지원법안'을 대표발의한 것도 그다. 현재는 법률안 통과를 위해서 노력하면서 중증장애인 부모들과는 '대립' 관계에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지원대상을 탈시설의 욕구가 있는 장애인 당사자로 한정하고 있는 정부 방침과는 다르게 최혜영 의원의 '탈시설'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당연한 권리로, 장애 유형과 정도에 관계없이 모든 장애인에게 적극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한가지는 탈시설과 자립생활을 지원할 인프라와 서비스 내용이 여전히 불충분 해 보호자들이 불안해 하고 있지만 이를 해소하는 방안이 있느냐는 문제다.

물론 최혜영 의원은 '탈시설' 준비과정에서부터 지역사회에 정착하고 안정적인 자립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충분한 서비스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하고 보호자의 부담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탈시설의 원칙이라고 밝히고는 있다.

그렇다면 중증장애인 어머니들의 절박한 호소에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최혜영 의원실은 "반대하시는 분들과 만나서 오해가 있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 드리고, 우려하시는 부분에 대해서도 충분히 경청하고 있다"며 "반대 입장에 계시는 분들도 계속 면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른 입장에 대해서도 충분히 듣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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