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EN★현장] 2019년 극장을 지켜라!..남산예술센터 동시대 거울로 정체성 유지

이슬기 기자 승인 2019.01.25 08:52 의견 0
남산예술센터 '2019 시즌 간담회' 사진(자료=남산예술센터)

[한국정경신문=이슬기 기자] "처음 극장장이 됐을 때 가장 논쟁적인 극장이 되길 바랐다. 실제로 극장은 바람 잘 날이 없었다. 블랙리스트, 미투 운동 등 여러 사회문제를 겪으면서 좀 더 논쟁적이고 공격적인 이슈들을 불러왔다. 극장이 안팎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가 많은데 올해 화두는 '극장을 지켜라'다.”

남산예술센터 우연 극장장은 2019년 시즌을 열며 이같이 밝혔다. 남산예술센터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을 정면으로 마주하겠다는 것. 극장의 주인인 관객과 작가, 연출 등 창작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남산예술센터의 정체성을 지키는 걸음을 걸을 예정이다.

오늘(23일) 오후 2시 서울 예장동 남산예술센터에서 남산예술센터에 열린 '2019 시즌 기자간담회'는 앞으로 극장이 나아갈 방향을 만날 수 있는 자리였다. 우 극장장은 지난해 말 서울문화재단 이사회가 독립 본부였던 남산예술센터와 삼일로창고극장을 지역문화본부 산하 극장운영팀으로 배치하는 조직개편을 승인한 것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우 극장장은 "서울예대가 드라마센터 임대를 철회한다는 건 설립 취지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올해 작품들의 수식어는 '여전히 남은 혹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이다. 연극 제작 극장·창작 지원극장으로서 혹은 사회적 긴장을 일으키는 이슈를 말하는 작가들을 소중히 여기는 극장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2019년 남산예술센터에는 시즌 프로그램 6편이 관객을 만난다. ▲7번국도(배혜률 작, 구자혜 연출) ▲명왕성에서 (작·연출 박상현) ▲묵적지수(작 서민준, 연출 이래은) ▲드라마센타, 드라마/센터(작 이양구, 연출 류주연)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원작 장강명, 각색 정진새, 연출 강량원) ▲휴먼 푸가(원작 한강, 연출 배요섭) 등이다.

먼저 연극 '7번국도'가 첫 무대를 장식한다. 오는 4월 17일부터 28일까지 공연한다. 남산예술센터 상시투고 시스템인 '초고를 부탁해'에서 처음 발굴된 무대. 강원도 속초에서 택시를 운전하는 동훈이 7번 국도에서 주영을 태우면서 벌어지는 일을 이야기한다.

두번째 작품 '명왕성에서'는 오는 5월 15일부터 26일까지 상연한다. 세월호 참사 당시의 실제 증언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 장르 작품이다.

이어 2018 벽산희곡상 수상작인 '묵적지수'가 무대에 오른다. 중국 춘추전국 시대의 사상가 묵자가 초나라 왕인 초혜왕과 모의전을 벌였다는 고사를 풀어내 이야기를 전한다. 오는 6월 26일부터 7월 7일까지 공연한다.

'드라마센타, 드라마/센터'는 연극을 기획해 극장을 둘러싼 현재진행형 이슈와 쟁점을 정면으로 다룬다. 지난해 남산예술센터의 소유주인 서울예술대학(학교법인 동랑예술원)이 10여 년간 남산예술센터를 임차해 운영해 온 서울시에 문화사업계약 종료를 요청한 실화를 이야기로 풀어낸다. 극장의 사유화에 대한 질문을 나눈다.

지난해 초연한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은 오는 10월 9일부터 27일까지 찾아온다. 장강명 작가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월간 한국연극 '2018 공연 베스트 7', 제55회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받았다. 

끝으로 '휴먼 푸가'는 오는 11월 6일부터 17일까지 관객을 만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소설 '소년이 온다'를 '푸가'라는 음악적 형식으로 풀어낸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