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 재건축 수주전에서 조합원분담금을 2년 뒤 100% 납부라는 파격적 조건을 건 DL이앤씨와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제안한 롯데건설의 장외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가좌6구역의 부동산 관련 종사자들은 ‘2년 뒤 조합원 분담금 100% 납부’라는 파격적 조건을 건 DL이앤씨가 조합원들의 표심을 크게 흔들고 있다.
이때문에 르엘을 전면에 내세운 롯데건설은 조합원 총회를 한 달을 앞두고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북가좌6구역 재건축사업은 총 공사비 5000억원 규모에 일대 10만4656m2 부지(서대문구 북가좌동 372-1 번지 일대)에 지하 2층~지상 최고 24층과 1970가구의 아파트를 짓는 재건축 사업이다.
북가좌6구역 재건축 사업은 3개의 지하철 역(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증산역, 경의중앙선 가좌역)과 대규모 오피스 지구인 상암동 및 불광천 등이 인접해있어 좋은 주거 환경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DL이앤씨와 롯데건설은 이런 기대감을 반영해 양 사가 현장설명회 당일에 500억원의 입찰보증금을 바로 납부하는 등 양 사가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취재 차 찾은 인근의 한 부동산 관계자 A씨는 "재건축은 재개발과 다르게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시공사의 노력이 중요한 사업"이라며 "DL이앤씨가 제시한 2년 뒤 조합원 분담금 100% 납부를 비롯해 계약시 환급금 100% 지급, 인테리어 업그레이드 시 세대 당 1000만원 책정 등의 혜택이 조합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 B씨는 "드레브 브랜드에 지역 번지수인 372를 넣는 등 지역적 특색을 반영하고자 하는 DL이앤씨의 노력도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고 본다"라며 "르엘을 제안한 롯데건설 측이 인근 상암DMC에 복합쇼핑몰 조성 계획을 언급하며 '시너지 효과'를 강조하고 있는데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롯데건설의 르엘이 추구하는 하이엔드 브랜드 가치와 북가좌6구역 재건축 사업의 특색이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르엘의 경우 강남지역, 한강 조망권, 분양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하이엔드 브랜드의 가치에 부합할 때만 르엘 네이밍을 적용한다고 들었다"며 "다만 일반적인 프리미엄 아파트들은 3.3㎡당 500~600만원 수준의 공사비가 필요한데 북가좌6구역의 경우 제안된 내용을 보면 490여 만원 수준이다. 이 지역이 좋은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강북 최초로 르엘을 제안한 사실은 이해하지만, 이 정도 공사비로 롯데건설이 내세우는 하이엔드 가치에 맞는 브랜드 아파트가 나올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대의 의견도 적지 않았다. 지역에서 오랜 기간 부동산 중개업에 종사했다는 C씨는 "인근 상암동 일대의 가파른 성장과 수색지역 재개발 등으로 그 중간 지역에 샌드위치처럼 낀 북가좌6구역은 여러모로 프리미엄 브랜드가 들어서기에 최적의 지역임이 틀림 없다"며 "이렇다할 쇼핑 공간이 없는 지역에 롯데건설이 복합쇼핑몰을 건설하는 것은 분명히 호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롯데건설이 지난달 흑석 9구역에서 GS건설의 자이에게 패배한 이후 북가좌6구역에서는 처음부터 르엘을 제안한 것만 봐도 이 지역을 잠실과 같은 프리미엄 주거지역으로 만들 수 있다는 롯데건설의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20평 대의 소형 평수가 주를 이룰 드레브372에 비해 르엘은 40평 대 대형 평수를 조합의 제안보다도 더 많이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DL이앤씨가 조합에 제안한 내용 중 상호 브랜드명 변경 건도 있는데 이는 자사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크로’로의 변경을 염두해 둔 것으로 보인다. 르엘로 출사표를 던진 롯데건설에 DL이앤씨가 분명히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서울 서북 지역의 랜드마크 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받으며 하반기 최대 도시정비 사업으로도 손꼽히고 있는 북가좌6구역 재건축 사업의 최종 시공사 선정은 다음 달 14일 재건축조합 총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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