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자회사 출범 앞두고 암초..협력업체 직고용 싸고 노사 갈등

오수진 기자 승인 2021.07.19 15:07 | 최종 수정 2021.07.19 17:58 의견 0
X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자료=현대제철]

[한국정경신문=오수진 기자] 현대제철이 9월 자회사 출범을 앞두고 암초를 만났다. 자회사를 통해 협력업체 직원을 대거 채용하겠다는 방침이 불법파견 논란으로 노사간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근로환경 개선 요구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위함이란 목적으로 현대ITC(Innovation Tech Company)를 설립하고 협력업체 근로자 7000여 명을 직접 채용한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이 협력업체 근로자 직고용이 그동안 당진제철소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등으로 협력업체가 근로환경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기 때문에 이를 따랐다는 입장이다. 이 직고용이 시행될시 협력업체 직원들은 현대제철 계열사 소속으로 새롭게 채용된다.

현대제철은 “사업장별 계열사가 설립되고 향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 수천억 원에 달하는 매출액과 7000여 명의 대기업 계열사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역할 수행뿐 아니라 팬데믹으로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측 입장은 다르다.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화가 ‘꼼수’라는 지적이다. 금속노조와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는 현대제철 자본을 활용한 거대한 하청업체 만들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현대제철은 사내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불법 파견을 두고 법정 소송에 휘말렸었다. 결과는 재판에서 패소한 현대제철에 불법파견이니 직접고용 하라는 시정명령이 떨어졌다.

본사에서 직접고용을 하게 된 현대제철이 자회사를 통해 본사 직접고용을 면피한 것이다.

이강근 당진공장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장은 지난 13일 당진공장 앞에서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훨씬 더 많은 참 이상한 공장인 현대제철의 1분기에 영업이익이 3000억원이, 2분기에는 4000억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이익을 냈다”며 “우리가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자회사 설립을 중단하고 교섭과 대화에 나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사의 갈등은 더 심해지는 양상이다. 이에 비정규직지회는 파업까지 염두해 둔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지회는 “내하청 노동자가 없으면 현대제철에서 제품생산이 불가능한 것을 보여주고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