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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이 충북 청주시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제2공장에서 열린 K-배터리 발전전략 보고 'K-배터리, 세계를 차지(charge)하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오수진 기자] 정부의 배터리 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선언과 국내 배터리업계를 주도하는 배터리 3사의 공격적인 투자에 한국이 독보적인 인프라를 갖추게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중국 정부를 등에 업고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주었던 CATL과 같이 배터리 3사에 대한 성장세도 기대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은 함께 '2030 K-배터리 전략'을 최근 발표했다. 정부는 기업에 대한 대규모 연구 개발 등을 진행하며 기업은 2차 전지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

정부가 꼽은 배터리 핵심 기업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2030년까지 40조 6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LG에너지솔루션이 15조1000억원을 투자하며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조 단위 투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국내보다 빠르게 청정에너지산업 육성에 주력해 현재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1위 CATL과 4위 BYD를 비롯한 상당수 중국계 업체들이 시장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몇 년 전만해도 업계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CATL에 날개를 달아준 것은 중국 정부다. CATL은 2011년에 설립됐다. 2013년 전세계 점유율이 2%에 불과했으나 올해 점유율은 15배가 넘는 31.2%를 기록했다.

2010년대 초반 중국 정부가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풀자 많은 기업들이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6년에 들어서는 전기차 보조금 수령 대상에서 한국 기업이 제외 당하고서는 중국 기업들이 이 보조금 정책을 독식했다.

이외에도 해외 기업의 중국 진출을 직간접적으로 막는 등 강력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성장이 가능했다. 업계에서는 CATL의 성공에서 중국 정부의 산업 육성 과정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도 중국과 비슷한 육성 사업을 펼친다. 앞으로의 10년이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각 국의 위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에서다. ‘K배터리 발전 전략’의 핵심은 한국을 글로벌 이차전지 R&D 허브와 선도 제조기지(Mother factory), 핵심 소부장 공급기지로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 리튬이온배터리 고도화를 위한 대규모 민관 연구개발(R&D) 지원, ▲세제·금융·인프라·인력양성 등 전방위 지원 확대 ▲사용 후 배터리, 배터리 대여·교체 서비스 등 다양한 수요산업군 발굴·육성 등을 실시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이번 정책이 좀 늦었다는 생각도 들지만 세액공제율이 큰 폭으로 상향돼 기술이나 인력 육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