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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꽁꽁 얼어붙었던 보험사 채용문이 녹고 있다. 코로나19로 구직난을 겪는 취업준비생(취준생)들에게 모처럼의 희소식이다. 대면 채널 의존도와 비대면 금융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보험사는 디지털·영업 인재 모시기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최근 신입사원 공개채용 공고를 열고 지원자 모집에 나섰다. 영업관리직군을 대상으로 채용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지원자는 4~5월 중 직무적성검사를 거쳐 5~6월 중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도 ▲다이렉트 보험 관련 온라인 서비스 기획 ▲핀테크 신기술 활용 ▲디지털 신사업 등 IT분야에서 수십명 규모의 경력사원 모집을 시작했다.

교보생명은 신입사원 공개채용 서류 접수를 지난 21일 마감했다. 채용 직무는 영업관리부터 ▲법인영업 ▲글로벌기업 법인영업 ▲상품개발 ▲계리 ▲자산운용 ▲디지털 전략 ▲디지털 개발 등 8개 직무다.

신한생명은 오는 7월 오렌지라이프와 통합을 앞두고 '신한라이프' 1기 공채 선발을 진행 중이다. 채용 규모는 두 자릿수로 영업관리를 포함해 경영지원, 상품·계리, 자산운용, 고객 전략, IT 6개 직군 15개 직무에서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DB손해보험도 현재 영업관리, 보상관리, 상품업무, 자산운용, 경영지원 분야에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최근 채용연계형 인턴사원을 모집했다. ▲고객/영업/마케팅 ▲계리/상품/자산운용 ▲디지털/IT ▲경영관리 등 4가지 부문에서 선발된 인원은 다음달 10부터 5개월간의 인턴 실습을 진행한다. 이후 심사를 거쳐 최종 정규직으로 채용될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위험이 시작돼 조심스럽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부터는 보험사가 공개채용을 많이 열려고 하는 추세"라며 "특히 디지털 관련 직무와 영업관리직 위주로 적극 채용하는 중이고 여전히 대내외 상황은 어렵지만 성장을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보험업계의 이처럼 활발한 채용 활동은 지난해 신입 공채 일정을 대거 미루거나 전면 보류하던 모습과 대조된다.

업계는 코로나19 공포를 언제까지 안고 갈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또 대면 채널의 부흥으로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내놨다.

대면채널의 실적은 말 그대로 우수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24개 생명보험사의 대면채널 초회보험료는 4546억5600만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498억1400만원)보다 10.9% 오른 수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대면영업이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지만 작년 실적서 큰 타격이 없었고 되레 좋은 성과를 거뒀다"며 "갈수록 활발한 대면영업 시장을 이끌만한 인력이 필요하다는 평도 돌았고 보험사들은 영업 환경을 확장하려는 측면에서 하반기에도 채용을 꾸준히 이어나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보험사 취업문이 슬슬 열리자 취준생들의 반기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반면 '문은 열렸지만 문턱은 높다'며 고민하는 취준생들도 있다.

최근 대형 보험사에 합격한 OO손보 본사 영업팀 직원 A씨는 "2년 반 넘게 보험사 열 한군데 두드리다가 작년에 바늘 구멍 뚫고 들어왔다"라며 "금융사 중에서 업무도 무난하고 고연봉도 보장해서 괜히 근속연수가 높은 게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험사마다 채용 기준이 다른데 경험상 통계학 전공한 취준생들이 주로 지원했고 나는 전공이 정반대지만 막판에 찾은 보험사 면접에서 보험채널에 따른 고객 유입 통계를 해석했더니 좋은 점수 받았다"며 "주로 통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본인의 역량을 설득시키는 걸 좋아하는 분위기"라고 조언했다.

이밖에도 취준생들은 "그래도 공채는 꾸준히 뽑는구나", "작년처럼 취업문 싹 닫히는 거에 비하면 낫지", "채용 연 거 치고 티오 똑같은 거 같던데 특히 OO생명", "설계사 자격증 암묵적 필수라며", "면접 가면 20대한테 자꾸 인생의 터닝포인트 묻는데 취직이 인생의 터닝포인트예요", "보험사로 갈아탈까" 등 여러 반응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