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치료제 출시 소식 ‘뚝’..종근당 이어 녹십자도 ‘좌절’

국산 코로나 치료제 출시 셀트리온 유일
GC녹십자 혈장치료제 허가 전망 ‘적신호’
신중론 제기..속도보다 유효성 입증이 중요

김성아 기자 승인 2021.04.08 14:32 의견 2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GC녹십자 오창공장에서 직원이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자료=GC녹십자)

[한국정경신문=김성아 기자]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출시 소식이 뚝 끊겼다. 셀트리온 이후 줄줄이 이어질 줄 알았던 조건부 허가 신청 소식도 계획만 무성할 뿐 들려오지 않고 있다.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제약사 30여곳 가운데 허가를 받아 치료제 출시를 마친 곳은 셀트리온 1개뿐이다.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기업도 셀트리온을 제외하면 종근당 1곳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실패로 돌아갔다. 식약처는 지난 17일 종근당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주에 대해 임상 2상 결과만으로는 치료제 효과를 입증하기 부족하다며 허가를 반려했다.

■ GC녹십자 혈장치료제 글로벌 임상 실패..출시 '적신호'

3호 신청기업으로 유력한 GC녹십자도 전망이 불투명하다. GC녹십자는 이 달 안으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에 대한 조건부 허가 신청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GC녹십자는 지난해 임상 2상을 완료하고 현재 데이터 도출 작업 막바지 단계에 이른 상태다.

그러나 최근 GC녹십자가 포함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얼라이언스’가 진행한 글로벌 임상 3상이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GC5131A의 치료효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정확한 결과는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임상을 주도한 CSL베링사의 최고의학책임자 빌 메자노트 박사는 임상시험의 사실상 실패를 인정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의 경우 얼라이언스가 참여한 임상이기 때문에 투약 대상, 투여 용량 등 임상 디자인이 다르다”라며 “이번 조건부 허가 신청의 경우 GC녹십자가 주도한 국내 임상 데이터를 중심으로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결과가 다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GC녹십자의 치료목적 사용승인 이력이 유효성 입증 자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GC녹십자는 현재까지 42개의 개별 치료목적 사용승인과 1개의 다수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취득해 총 43개의 승인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치료목적 사용승인의 경우 코로나19와 같이 대체치료수단이 없거나 희박한 경우 치료의 기회 제공을 위해 식약처가 제공하는 인도주의적 차원의 제도다. 다른 치료 수단이 함께 쓰일 수도 있기 때문에 해당 의약품만의 효과라고 보기 어렵다. 의약품 출시 허가의 지표가 되는 임상 데이터로 인정받을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현재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는 분위기라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일부 백신에서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코로나19 관련 의약품에 대한 허가 문턱을 더 높여야 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 속도전보다 치료효과 좋아야..제약업계 '심사숙고'

이런 분위기 탓에 앞다투어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던 제약사들이 허가 신청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대웅제약의 경우 같은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치료제를 개발한 종근당의 실패를 교본 삼아 유효성 입증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웅제약과 종근당 모두 기존에 개발한 약물의 용도를 변경하는 방식인 약물 재창출 방식을 사용해 임상 시험 기간을 대폭 줄였다.

대웅제약은 현재 자사 코로나19 치료제 ‘호이스타정’의 임상 2b상을 진행 중이다. 당초 대웅제약은 지난해 말 2a상을 마치고 결과를 토대로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통계적 유의성 보완을 위해 자체적으로 2b상까지 마친 이후로 허가 신청 일정을 미뤘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현재 300명 규모의 2b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데이터를 토대로 좀 더 완성도 있는 결과를 내고자 한다”라며 “2b상 결과가 도출 되는대로 신중한 판단을 거쳐 2분기 내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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