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가상화폐를?"..케이뱅크, '반신반의'했던 업비트와 제휴 통했다

2월 수신잔액?전월 대비 2조3400억원↑..두달새 2배 훌쩍
고객수 311만명, 두달 새 100만명 가까이 늘어

조승예 기자 승인 2021.03.03 12:04 의견 0
케이뱅크 을지로 신사옥 [자료=케이뱅크]

[한국정경신문=조승예 기자] 케이뱅크가 올 들어 두 달 만에 100만명의 신규 고객을 유치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2월 말 수신 잔액은 6조8400억원으로 전월(4조5000억원) 대비 2조3400억원 늘었다.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12월 말(3조7500억원)과 비교하면 두 달 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고객 수 역시 지난해 12월 말 219만명에서 2월 말 311만명으로 100만명 가까이 늘어났다. 1월 말 247만명에서 한 달 동안 64만명이 증가했다.

2017년 4월 '인터넷전문은행 1호'로 오픈한 케이뱅크는 2019년 4월 고객 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고객 수 200만명을 넘어섰다.

'첫 100만명' 돌파에는 2년, '두 번째 100만명' 유치에는 1년 8개월이 걸렸지만 '세 번째 100만명' 유치에는 채 두 달도 걸리지 않는 등 가입자 증가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제휴 효과로 고객 유입이 급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6월 말 업비트와 제휴해 원화입금 서비스를 오픈했다. 업비트에서 거래를 위한 실명계좌를 트려면 케이뱅크를 찾아야 한다.

실제로 6월 말 기준 135만명이었던 고객 수는 업비트와 제휴를 맺은 이후 약 8개월 만에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렇게 톡톡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업비트와의 제휴가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업비트와 제휴를 두고 내부적으로 의견이 엇갈려 진통을 겪었다. 은행권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기존 은행들은 가상화폐 거래소의 가상계좌 발급을 줄줄이 금지한 상황이었다.

케이뱅크는 가상화폐 거래용 계좌를 발급에 대한 부담을 이겨내고 업비트 거래소의 규모와 성장성 등을 고려해 제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약 300만명의 업비트 회원을 가입자로 유치하면서 '신의 한수'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가상화폐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2040세대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유튜브, 각종 커뮤니티 등을 통해 케이뱅크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모바일 앱 시장조사업체 '앱 애니'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양대 앱 마켓인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업비트와 케이뱅크가 나란히 인기 앱 순위 1,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 1월 진행한 케이뱅크 계좌 최초 인증 회원 대상 BTC 1만원 에어드랍 이벤트는 인기에 힘입어 예산 소진으로 애초 계획했던 한달을 채우지 못하고 25일 만에 조기 종료했다.

가상자산 거래를 위해 케이뱅크에 가입하는 경우가 늘었을뿐 아니라 파킹통장 등 케이뱅크 상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가입자와 수신이 대폭 성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가상화폐가 유튜브 등을 통해 젊은 층을 대상으로 많이 확산되다보니입소문을 타고 업비트와 케이뱅크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몰리면서 파킹통장 등 케이뱅크 상품에 대한 가입도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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