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소주 광고 여자모델들은 언제까지 벗어야 하나요?

박수진 기자 승인 2021.02.10 12:47 | 최종 수정 2021.02.10 13:33 의견 31
(왼쪽부터) 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 모델 제니, 하이트진로 참이슬 아이유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국내에서 ‘성(性) 상품화’ 논란이 유일하게 일어나지 않는 업종이 있다면 주류업계가 아닐까 싶다. 주류 광고 포스트 속 여자 모델들을 살펴보면 하나 같이 신체 노출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서다.

어깨가 반쯤 드러나 있거나 매우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앉아 각선미를 자랑한다. 어깨나 다리를 드러내지 않을 경우엔 배를 드러내기도 한다. 여자 모델이 주류 광고를 찍기 위해서는 어디 하나는 꼭 드러내야만 한다는 공식이 숨어있는 듯하다.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돌그룹 블랙핑크 멤버인 제니도 해당 공식을 피하지는 못한 모습이다. 제니는 최근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 새 모델로 발탁됐다. 해당 포스터 속 제니는 어깨가 반쯤 드러난 오픈숄더에 짧은 미니 원피스를 입고 비스듬히 앉아 소주잔을 든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니 포스터를 보는 순간 어릴 때부터 늘 식당에서 마주쳐야 했던 여성 모델들의 섹시한 옷차림들이 2021년 새해가 시작된 지금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했다. 그리고 최근 주류업계 TV 광고 속에서 볼 수 없었던 여성 모델들의 노출이 왜 포스터에는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인지도 의아했다.

4년여 간 처음처럼 모델로 활동했던 수지의 TV 광고를 보면 회사 동료들과 회식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아이유가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참이슬 역시 일반 식당을 배경으로 친구들과 소주를 함께하는 모습이다. 양 사의 소주 TV 광고에는 해당 모델들의 노출은 찾아 볼 수 없다.

반면 남자 주류 모델들의 포스터 모습은 여성 모델들과 정반대이다. 소주·맥주 분야 가릴 것 없이 하나같이 양복을 입거나 모델들의 직업 특성을 반영한 작업복을 입고 일하는 남성들의 ‘프로다운’ 모습을 부각시키고 있다. 박서준(현 클라우드, 과거 참이슬), 백종원(현 카스, 과거 좋은데이), 이병헌(한맥) 등이 대표 예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각 제품의 주 소비자가 다르기 때문에 마케팅의 일환일 뿐 성상품화 논리는 지나쳤다는 의견도 나온다. 맥주는 상대적으로 도수가 낮아 여성 소비자가 많고, 도수가 높은 소주는 남성 소비자가 많기 때문에 각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이성 모델들이 메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논리대로라면 남성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서 여성 모델들은 꼭 벗어야만 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더 나아가 남성이 여성보다 도수 높은 술을 잘 마신다는 논리 하에 주류업계에 자리 잡은 ‘소주=여성모델, 맥주=남성모델’이라는 고정관념이 트랜드에 민감해야할 주류업계에 옳은 마케팅 방향인지 묻고 싶다. 무엇보다 MZ(밀레니얼+Z세대)세대에게 이 같은 올드한 마케팅이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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