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이혼] #8 정말 그녀는 자녀의 양육비를 원하는 것인가?

김성원 기자 승인 2021.01.26 08:26 의견 0

남자를 위한 이혼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센트로 고형석 변호사의 칼럼 '남자의 이혼'이 연재됩니다. <편집자 주>

법무법인 센트로 고형석 변호사 [자료=한국정경신문]

[법무법인 센트로=고형석 변호사] 이혼 과정에 처한 부부 사이에 미성년자녀가 있는 경우 위자료나 재산분할의 액수를 정하는 것만큼 첨예하게 다투게 되는 것이 바로 친권·양육권의 행사를 누가 할지 여부와 양육권자로 지정된 부부 중 일방이 상대방으로부터 얼마의 양육비를 받느냐이다. 친권자·양육권자를 지정하는 문제는 자녀의 복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부부 당사자들의 현실적인 조건과 자녀와의 애착관계 등도 종합적으로 참작되어 결정되는 반면 양육비는 그야 말로 혼인관계의 파탄으로 원수가 되어버린 당사자들 사이에서 앞으로 “돈”을 주고받는 장래의 문제가 되므로 당사자들이 양육비의 액수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툰다는 특징이 있다.

위자료, 재산분할 외에 양육비마저 요구하는 아내의 진정한 의도는 무엇일까


부부가 이혼을 할 때 만일 부부 중 일방에게 혼인관계 파탄의 책임이 있다면 위자료를 지급해주면 되고, 아내가 전업주부인데 재산의 대부분이 경제생활을 해온 남편 명의라면 아내에게 혼인관계 파탄의 책임이 있더라도 부부공동재산의 청산과 일방의 부양을 이유로 남편은 어느 정도 재산분할을 해주게 된다. 한편 전업주부이었던 아내는 그녀의 경제력이 불안정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자신이 양육권자로 지정되기를 원하고 그에 기하여 수백만원의 양육비마저 청구한다.

‘전 남편의 월급이 300만원 정도니까 양육비로 200만원을 받아서 반은 내 생활비로 쓰고 반은 애한테 써야겠다’는 야심찬 계획

남편과 자녀들의 사이도 좋은 편이고 시어머니가 충분히 손자들을 돌볼 수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자녀들의 복리에 충분한 배려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아내가 양육권과 양육비를 요구한다. 남편은 이와 같은 조건하에서 아내에게 정기적으로 양육비를 주게 된다면 그 양육비가 온전하게 자녀들을 위하여 쓰여질까하는 걱정을 떨칠 수가 없다. 실제 필자가 이혼사건 상담을 한 사례 중에는 양육권과 양육비를 포기하게 될 경우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돈으로 주어져야 한다는 해괴한 논리를 펴는 사람도 존재해서 실제 양육권을 무기삼아 양육비를 받고 그 돈으로 위안을 받으려하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다.

양육비는 부부공동의 책임이므로 남자가 전적으로 모든 양육비를 부담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양육비는 부부공동의 책임이다. 즉 경제활동을 하는 남편만 양육비를 부담해야 한다거나 전업주부인 아내에게는 양육비 부담 의무가 면제되는 것이 아니다.

양육비에 관하여 협의 이혼을 할 경우에는 부부가 합의해서 정하고, 재판상 이혼 등의 경우처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가정법원에 청구하여 정할 수 있다. 대법원 역시 자녀의 양육에 소요되는 비용은 부부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전제하에 이혼한 경우 양육자가 부모의 일방일 때에는 양육자가 아닌 다른 일방에게 상대방의 부담 몫만큼의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양육비를 부담해야 하는 기간은 자녀가 성년이 되기 전까지이며, 구체적인 양육비는 부모의 재산상황이나 그 밖의 사정을 두루 고려해서 정해지게 되는 것이다.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양육비와 실제 지급받게 될 양육비는 현저하게 큰 차이가 있다

양육비를 정해야 하는데 당사자간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법원에서 마련한 양육비산정기준표에 따르게 된다. 예를 들어 남자A와 아내B 사이 12살짜리 자녀C가 있는데, 남자A는 월300만원의 수입이 있으며 아내B는 전업주부라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이 경우 자녀C의 표준양육비는 99만5천원이 되고 별다른 가산·감산요소가 없다면 양육비 총액이 위 금액으로 확정된다. 그리고 양육비는 상술한 바와 같이 부부가 공동의 책임이므로 양육비 분담비율을 정하게 되는데 비양육자인 남자A의 양육비 분담비율이 대략 60%로 정해지므로 결국 남자A가 여자B에게 지급할 양육비는 월 59만원정도가 된다. 따라서 ‘전 남편의 월급이 300만원 정도니까 이혼 후 양육비로 200만원를 받아서 반은 자신의 생활비로 쓰고 반은 애한테 쓰겠다.’는 야심찬 계획은 애초에 틀린 계산이며 큰 착오인 것이다.

양육권은 무기가 아니므로 양육비를 목적으로 양육권을 요구해서는 안된다

자녀에 대한 양육권을 장차 상대방으로부터 돈을 받아내는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여 거액의 양육비를 청구하였던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현저하게 적은 돈을 받게 될 경우 혼자 양육을 맡게 된 자녀에 대하여 어떤 생각이 들게 될까.

사실 이미 지정된 양육권자 경우 추후 자녀의 복리를 고려하여 변경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혼과정에서 자신이 스스로 원하여 양육권자로 지정되었는데 이제 와서 받는 양육비가 적다거나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자녀에 대한 양육을 포기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결정이 될 것이고,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면 양육자가 변경되어 자녀의 양육 및 교육환경이 갑작스런 변화가 초래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자녀에 대한 무조건적인 집착이나 양육비 등 경제적인 이유에서 양육권을 요구하는 섣부른 결정은 하지 않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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