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VC 1년'-상] NH벤처투자, 비금융 계열사 유일 '마이너스 실적'

설립 주도했던 김광수 회장 등 핵심인사들 떠나 '찬밥 신세' 취급 의심

조승예 기자 승인 2020.11.25 17:47 의견 0
NH농협금융지주 사업라인 (자료=NH농협금융)

[한국정경신문=조승예 기자] NH농협금융지주 계열 신기술사업금융회사인 NH벤처투자가 3분기 비금융 계열사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농협금융지주가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벤처투자는 그룹 지원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NH투자벤처는 지난 3분기에 9억2900만원의 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0억4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3분기 550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올 들어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4608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저금리와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농협생명·손보·캐피탈과 NH투자증권 등 비은행 부문이 실적을 이끌었다.

농협금융지주 비금융 계열사 중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악화된 것은 NH벤처투자가 유일하다.

NH벤처투자는 지난해 11월25일 자본금 300억원 규모로 설립된 신기술사업금융회사다. 당시 NH농협금융지주 김광수 회장이 비은행 분야 강화를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적극적으로 설립을 추진해 탄생했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의 강성빈 전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상무를 NH벤처투자 대표이사로 영입하며 출범을 알렸다. 강 대표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화이텍인베스트먼트, 이에스인베스터,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등을 거친 베테랑 벤처캐피탈리스트다. 또한 한화증권과 KB증권에서 신기술금융사업을 담당하던 인재들도 속속 영입했다.

벤처투자업계에서는 NH벤처투자가 지난해 말 조직을 새롭게 정비한 뒤 올해 벤처투자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실적은 초라하다.

NH벤처투자는 올해 1분기 2억5500만원 순손실을 기록한뒤 2분기에는 600만원 순이익을 올렸다가 3분기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 기준 NH투자벤처의 신기술금융 투자 및 융자 현황은 아무것도 없다.

업계에서는 농협금융지주가 NH벤처투자 지원에 소극적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금융지주 산하 벤처캐피탈의 경우 펀드 결성시 계열사들로의 지원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10월 자본금 300억원으로 설립된 하나벤처스는 이듬해 1분기부터 바로 하나금융지주 계열사들과 조합을 결성해 신기술금융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에 힘입어 설립 2년여만에 운용자산이 2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나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NH벤처투자 설립을 앞장서서 추진했던 농협금융지주 핵심 인사들이 대거 교체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김광수 회장은 최근 제14대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선정돼 농협금융지주를 떠나 오는 27일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확정된다.

NH금융지주 관계자는 "펀드 결성한지가 얼마 안되서 수수료 수익이 아직 안 나왔다. 중요한 건 운용자산 규모"라며 "1년 밖에 안됐는데 1100억원 수준이면 준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설립한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성과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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