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막힌 '영끌족' 잡는다..보험업계, 주담대 금리 2%대로 '뚝'

조승예 기자 승인 2020.11.18 17:07 의견 0
보험사 대출채권 취급 현황 (자료=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한국정경신문=조승예 기자]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보험업계가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돈을 마련)'을 공략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진데다 시중은행보다 규제가 약해 보험사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18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10월 기준 삼성화재의 주택담보대출(변동금리, 분활상환, 아파트) 전월 취급 평균 금리는 2.67%다. 올해 초 3.09%에서 0.42%p 떨어진 수치다. 현대해상도 3.41%에서 2.97%로 0.44%p 내려가며 2%대를 기록했다.

생명보험사의 경우도 대부분 주담대 금리가 2%대로 내려앉았다. 한화생명이 2.61%로 가장 낮았고 삼성생명(2.66%), 흥국생명(2.70%), 교보생명(2.84%), 푸본현대생명(3.8%) 순이었다.

올해 초에는 가장 낮은 금리였던 신한생명(2.77%)을 제외하고 한화생명(3.36%), 교보생명(3.45%), 흥국생명(3.46%), 푸본현대생명 (3.99%) 등 대부분이 3%대 금리였다.

저금리 기조 속 보험사들의 주담대 금리가 하락하면서 주담대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25개 생명보험사의 누적 대출채권 잔액은 146조92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39조4662억원) 대비 5.3% 증가한 규모다. 지난 5월(143조6955억원)과 비교하면 3개월 사이에 3조2281억원(2.25%) 증가했다.

특히 부동산담보 대출채권은 올 초 대비 9.3% 증가한 47조265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보험약관대출금(45조7315억원), 신용대출금(30조3634억원), 유가증권담보대출금(224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의 대출채권 잔액은 72조7829억원으로 전월(72조6260억원)보다 1569억원(0.22%) 늘었다. 5월(72조2458억원)과 비교해 5371억원(0.74%) 증가했다.

손보사도 부동산담보대출금이 27조1612억원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기타 대출금이 23조7703억원, 보험약관대출금 16조96억원, 신용대출금 4조5344억원 순이었다.

금융당국이 '영끌' 투자를 막겠다며 규제에 나서면서 은행권 대출 조이기 현상이 심화되자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보험사로 대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사들은 저금리 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수익을 거두기 위해 담보가 확실한 아파트 주담대 취급을 확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보험사 주담대 금리는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보험사는 시중은행보다 주담대 규제가 약해 큰 금액의 대출을 필요로 하는 이들의 수요가 높다. 은행의 경우 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40%로 적용받는다. 보험사는 아직까지 DSR 규제가 60%다. DSR은 대출심사 시 차주의 모든 대출에 대해 원리금 상환 부담을 계산하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부터 개인신용평가체계가 개선돼 제2금융권 대출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신용등급이 크게 하락하는 관행도 사라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이 금리적인 측면에서는 조금 더 유리하지만 제2금융권은 추가로 후순위 담보대출로 볼 수도 있어서 한도가 많이 필요한 사람들은 보험사나 캐피털로 이용한다"면서 "최근 보험사 주담대 상품의 경쟁력이 커져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