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의 '파이낸셜 스토리 경영'.."매력적 목표·구체적 계획 담아야”

박수진 기자 승인 2020.10.24 10:28 | 최종 수정 2020.10.24 10:39 의견 0
지난 23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주 디아넥스호텔에서 열린 ‘CEO 세미나’ 폐막 연설을 하고 있다. (자료=SK그룹)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관계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각 회사가 만든 ‘파이낸셜 스토리’에 시장의 신뢰와 사회의 공감이 더해질 때 기대 수준을 뛰어넘는 기업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3일 제주 디아넥스호텔에서 열린 ‘2020 CEO 세미나’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등 종전 재무성과를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은 더는 유효하지 않다”며 “이제는 매력적인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이 담긴 파이낸셜 스토리가 시장에서 신뢰를 얻어야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강조하는 파이낸셜 스토리는 하나의 경영전략이다. 고객과 투자자, 시장 등 ‘파이낸셜 소사이어티(Financial Society)’를 대상으로 SK 각 회사의 성장 전략과 미래 비전을 제시해 총체적 가치를 높여 나가자는 것이다.

최 회장은 “기업가치 공식이 바뀌고 있는 만큼 CEO들은 고객, 투자자, 시장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적합한 각 사의 성장 스토리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 내야 한다”며 “한발 더 나아가 CEO들은 파이낸셜 스토리를 실행하면 더 큰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이제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와 미중 무역갈등 등 글로벌 경영환경이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시장의 신뢰가 담긴 파이낸셜 스토리를 제시한 일부 글로벌 기업은 과거의 재무성과 기준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높은 기업가치를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역시 지난 21일 CEO 세미나 오프닝에서 “기업가치가 빠르게 상승한 기업들은 세상을 바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다른 회사와의 경쟁력 차이를 벌리며 1등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미래 성장사업 중심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SK CEO들은 내년을 각 사가 제시한 파이낸셜 스토리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높이는 원년으로 삼고, 재무제표 중심의 성장 전략을 신뢰와 공감 중심의 성장 전략으로 바꿔나가기로 했다.

SK CEO들은 지난 21일부터 2박 3일간 ‘딥 체인지(근본적 혁신)의 실행, 파이낸셜 스토리’를 주제로 열린 CEO 세미나에서 관계사별 성장 스토리를 발표한 뒤 실행력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의장과 7개 위원회 위원장, 주요 관계사 CEO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SK그룹에서 계열 분리됐지만 브랜드와 기업문화(SKMS)를 공유하고 SK 경영활동에 협력하기로 합의한 SK해운과 SK증권 CEO도 작년에 이어 참석했다. 나머지 임원들은 온라인으로 함께 했다.

한편 SK그룹은 이번 세미나 이후 본격적으로 CEO와 임원 인사 평가에 돌입한다. 정기 인사 결과는 오는 12월 초에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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