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정경신문=이슬기 기자] 달오름극장으로 자리를 옮긴 국립극장 ‘NT Live’가 올봄 더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찾아온다. 영국 국립극장의 ‘예르마’,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은 죽었다’, ‘강박관념’, ‘헤다 가블러’가 상영된다.
‘NT Live(National Theatre Live의 약칭)’는 영국 국립극장이 영미권 연극계의 화제작을 촬영해 전 세계 공연장과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는 국립국장이 지난 2014년 4월 최초로 도입했다. ‘워 호스’, ‘코리올라누스’, ‘리어왕’, ‘프랑켄슈타인’, ‘햄릿’, ‘제인 에어’ 등의 작품이 관객을 만났다.
올해 ‘NT Live’에서는 연극 ‘예르마’,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은 죽었다’, ‘강박관념’, ‘헤다 가블러’가 소개된다.
‘예르마(3월 27일~3월 30일)’는 2017 로런스 올리비에상 여우주연상과 최우수 리바이벌상 수상에 빛나는 작품이다.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비극 ‘예르마’를 원작으로 갈망하는 아이를 갖지 못하고 좌절하는 여인의 고통을 다룬다. 현대 런던을 배경으로 옮겨온 사이몬 스톤 연출의 새로운 시선과 ‘닥터 후’의 배우 빌리 파이퍼의 열연이 돋보인다.
이어 영화 ‘해리포터’의 주인공 다니엘 레드클리프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으로 기대를 모으는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은 죽었다(3월 31일~4월 1일)’가 온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작중 햄릿의 친구인 로젠크란츠와 길든스턴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작품이다. 영국 초연 당시 이브닝 스탠더드상·뉴욕 연극평론가상·토니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강박관념(5월 18일~5월 25일)’은 루키노 비스콘티의 영화 ‘강박관념(1943)’을 무대로 옮긴 연극이다. 타자의 것을 침범하고 싶은 욕망과 누구에게도 길들여지고 싶지 않은 의지 등 인간 내면에 은닉해 있는 불길한 욕망과 굴곡진 인생을 구체화한다. 이보 반 호프가 연출을 맡았으며 영화배우 주드 로의 출연으로 준비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끝으로 현대극의 아버지 헨릭 입센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 ‘헤다 가블러(5월 20일~5월 27일)’가 상영된다. 남성들이 만들어낸 틀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여성을 담은 원작에 이보 반 호프 연출의 섬세하고 세련된 해석이 더해져 웰 메이드 연극의 품격을 보여줄 예정이다. 주연 헤다 가블러 역에는 압도적인 존재감의 배우 루스 윌슨이 열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