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시민상이 불러온 한판승부..연극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

이슬기 기자 승인 2018.10.11 11:28 의견 0

[한국정경신문=이슬기 기자]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가 2018년 시즌 프로그램으로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를 오는 10월 25일부터 11월 4일까지 무대에 올린다.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1999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2001년), 우진창작상 희곡상(2003년)으로 시, 소설, 희곡 부문 모두 등단한 작가 최치언의 작품이다. 그는 특유의 상상력과 구조주의 극작술로 유명하다.

최지언은 최근 자신이 직접 연출한 작품인 '꽃과 건달과 피자와 사자'로 밀양공연여름예술축제 젊은 연출가전 작품상 수상(2017년), 춘천연극제 동상 수상(2016년) 등 연극 연출가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는 이번 공연을 통해 작가이자 연출가로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3년 만에 다시 도전한다.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는 남산예술센터 2018년 시즌 프로그램 공동제작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품이다. 1980년대와 2016년을 배경으로 ‘용감한 시민상’ 때문에 엉뚱하게 꼬이고 얽힌 두 남자와 ‘용기’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블랙코미디 연극이다. 

공동제작 공모 심사 당시 “작가 최치언이 구사하는 블랙유머와 극적인 성격이 돋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기발한 상상력, 한국 현대사 30년 세월을 가로지르는 드라마, 극중극 형태 등 연극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최치언 특유의 스타일로 웃음 뒤에 서린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연극의 배경은 1980년이다. 소시민 김두관에게 ‘용감한 시민상’을 주기 위해 강도 누명을 쓰게 된 이오구는 감옥에 간다. 상을 받은 김두관은 유명세를 타지만, 같은 시절 만들어진 효도왕, 세금왕, 친절봉사왕 등과 마찬가지로 정권 홍보를 위해 이용될 뿐이다. 이때 감옥에서 출소한 이오구가 김두관을 찾아가 딱 한 번만 배를 찌르게 해달라고 부탁하며 둘의 악연이 이어진다.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라는 제목에는 주인공 2명의 삶을 지켜보는 연극 관객의 감탄사가 담겨 있다. 군사정권의 정당성을 포장하려는 국가 권력이 만들어 낸 소용돌이 속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두 주인공은 용기를 내지만 그럴수록 수렁에 빠지는 모습이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를 연발하게 만든다.

이용당하는 줄 모르고 이용당하고, 이용당하는 줄 알면서도 이용당해야 하는 두 주인공의 상황이 한국사회의 기이한 딜레마와 용기의 가치에 대해 되묻는다. 우리는 과연 용기를 가지고 알렉산더 대왕이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듯 딜레마를 끊어낼 수 있는 것일까.‘최대한 용기’ 뒤에도 요구되는 ‘최후의 용기’란 무엇일까 하는 질문이 무대를 채운다.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는 오는 10월 25일부터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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