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박은정 칼럼리스트] 프랑스 파리 센 강변에서 그 위용을 뽐내고 있는 또 하나의 건축물이 ‘루브르’박물관이다.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이자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루브르 박물관은 소장하고 있는 예술품이 38만점에 이른다는 그 규모도 어마어마하지만 연간 방문객 수도 세계 최다이다.

‘루브르’는 원래 프랑스 왕가의 궁전으로 프랑수아 1세가 이탈리아 거장들의 작품을 수집하여 궁전에 전시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서양 미술의 뿌리를 이루는 세계 최대 규모의 명화의 전당이라 불리는 ‘루브르’는 페키지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관광 코스다.  하지만 입장을 위해 길게 늘어선 긴 줄을 겨우 통과해서 드디어 입장을 해도 사람들에 밀려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는 어렵고 사진을 찍기는 더더욱 힘들었던 옛 기억이 떠오른다. 

오래 벼르던 자유여행에서 ‘루브르’ 감상~~. 미리 얻은 정보에 따라 금요일 오후 7시에서 10시까지 ‘야간개장’을 이용하기로 했다. 이 시간대를 이용하면 작품 사진 및 인증 샷을 비교적 여유 있게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래도 가기 전에 보고 싶은 작품들과 꼭 봐야 할 작품 목록을 작성하여 해설을 공부하고 박물관 내부 배치도나 동선을 숙지해 두는 것이 시간과 체력을 아끼는 방법이 되겠다. 

루브르 박물관의 소장품들은 고대 이집트, 오리엔탈 유물, 고대 그리스·에트루리아·로마 유물, 이슬람 미술, 회화, 조각, 장식 미술, 판화, 소묘 등 8개 부문으로 분류된다. 이들 작품은 ‘ㄷ’자로 연결된 리슐리외(Richelieu) 관, 드농(Denon) 관, 쉴리(Sully) 관에 지역과 시대에 따라 구분되어 있다. 고대 유물들과 조각품들은 드농관 1층과 쉴리관 1층, 그리고 리슐리외 관 반지하층에서 볼 수 있다. 시간 관계상 중요 작품만 보고 대충 지나가면서 눈으로 훑어보기로 하고 회화 위주로 드농관부터 반지하층, 1층, 2층을 오가며 관람하기로 한다.

■ 드농관..1층 계단실에서 만난 조각상

<사모트라케의 승리의 여신 니케>에게 해의 작은 섬 사모트라케에서 발견된 대리석 조각들을 다시 제작했다고 한다. 머리와 양팔이 없는 이 조각상은 방금 날을 듯 날개도 멋있지만 특히 바람이 불 어 다리를 휘감은 듯한 얇은 옷의 섬세한 표현이 놀랍다.

■ 1층 회화 실..이탈리아, 에스파냐, 영국 회화 및 19세기 프랑스 회화실의 작품

다빈치의 <모나리자> 당시의 화가들이 주로 옆얼굴을 그린데 반해 다빈치는 어려운 정면 초상화를 시도했다. 인류의 걸작이라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이 그림은 그 신비한 미소의 유명세답게 유리관에 잘 모셔져 걸려 있다. 

다빈치의 <암굴의 성모> 어두운 동굴 속에 숨어 있는 마리아와 아기 예수, 아기 모습을 한 침례 요한이 그려진 성가족 그림

다비드의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 가로 10미터에 이르는 대작. 나폴레옹이 조세핀 황후에게 관을 씌워주는 주위로 교황을 비롯한 당대의 수많은 명사들이 그려져 있다. 스스로 관을 쓴 나폴레옹이 자신의 권력이 교황보다 우위에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다비드의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 아버지 앞에서 조국을 위해 몸을 바치겠다고 맹세하는 로마 제국의 영웅들의 모습. 아버지 뒤로 실의에 빠져 있는 아내들의 모습이 보인다. 

들라크루와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프랑스 7월 혁명의 민중 항거에서 분노에 찬 민중을 선도하는 여신이 프랑스 삼색기를 들고 있다.

들라크루와의 <단테의 조각배>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지옥’편을 읽고 영감을 받아 그렸다는 지옥의 처절한 모습. 지옥의 도시를 탈출하려는 남자 셋이 탄 조각배에 지옥에 떨어진 벌거벗은 남자들이 서로 올라타려고 배를 물어뜯으며 몸부림치고 있다.

제리코의 <메두사의 뗏목> 난파한 군함 메두사호에서 살아남은 선원과 승객들이 뗏목에서 벌이는 비극적인 생존 투쟁의 생생한 모습을 그린 정치적 사건의 역사화다.

앵그르의 <오달리스크> 등을 돌리고 길게 누운 오달리스크의 작은 머리와 긴 등의 인물 표현이 좀 특이하지만 화가는 이렇게 표현함으로써 관능미를 강조했다고 한다. 

엘 그레코의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 그리스도> 그리스도의 육체에 담긴 영혼의 참모습을 드러내고자 한 화가의 의도가 돋보인다. 

■ 쉴리관..자랑거리는 당연 지상층 12 전시실 조각

<밀로의 비너스> 품위 있는 머리, 예쁜 얼굴, 아름다운 가슴, 황금비율의 팔등신 몸매, 관능적인 뒷모습의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미의 전형 앞에서 너도 나도 사진 찍기 바쁘다. 

■ 리슐리외 관..지하층에서 꼭 보아야 할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석

<함무라비 법전 비> 기둥 모양의 석비로 상부에는 바빌론 왕 함무라비가 정의의 신 샤마쉬로부터 법전을 수여 받는 장면이 부조되어 있고 하부에는 바빌론의 설형문자로 된 법령이 새겨져 있다.

■ 2층 회화 실..플랑드르, 독일, 프랑스 회화)

렘브란트의 <캔버스 앞의 자화상> 빛과 어둠을 표현한 기법의 거장 렘브란트는 많은 초상화를 그렸는데 이 그림은 아내와 자녀, 재산을 모두 잃은 말년의 가장 비참했던 때의 자신의 모습이다. 어두운 배경 속에서 화면 오른 쪽에 약한 빛의 윤곽만으로 드러난 고뇌에 찬 한 노인의 모습이 보인다. 

렘브란트의 <가죽 벗긴 소> 도축장 내부 풍경에서 거꾸로 매달린 소의 독특한 소재와 강렬한 사실적인 색채 등이 마치 현대 미술을 보듯 함축적인 은유가 보이는 작품이다.

루벤스의 <마리 디 메디치 연작> 풍만한 여체와 신화를 즐겨 그린 루벤스는 앙리 4세의 미망인이자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의 마리 드 메디치의 부탁을 받고 궁전의 갤러리 장식을 위한 그림을 제작한다. 이 그림들에도 루벤스 특유의 신화적 요소가 가미되어 있다. 

<나폴레옹 3세의 아파트> 타피스트리를 비롯한 왕궁의 화려한 실내 장식품들이 화려함의 극치를 이룬다. 

이때쯤이면 시간에 쫓겨 더 이상 자세히 보지 못하는 마음이 초조해 진다. 대충 한 눈으로 훑고 내몰리듯 전시관을 빠져나오면 정문 앞의 거대한 유리 피라미드 야경이 ‘루브르’감동의 마무리를 담당한다. 역시 ‘루브르’는 절대로 다 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