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최근 3개월간 카카오를 필두로 국내 대기업들이 계열사를 대거 제외하며 몸집을 줄여온 사실이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3개월간(8~10월) 발생한 대규모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소속회사 변동 현황을 공개했다고 21일 밝혔다.
공정위가 대기업 소속회사 변동 현황을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92개 대기업의 소속회사는 지난 8월 1일 3289개에서 11월 3일 3275개로 14개 감소했다. 해당 기간에 소속회사 변동이 있었던 대기업은 총 48개다.
회사설립(신규 34개사, 분할 1개사), 지분취득(11개사) 등으로 31개 집단에서 55개 사가 계열 편입됐다. 반면 흡수합병(15개사), 지분매각(18개사), 청산종결(14개사) 등으로 30개 집단에서 69개사가 계열 제외됐다.
신규 편입된 회사가 많은 집단은 ▲한솔·효성(각 5개) ▲사조·태광(각 4개) ▲다우키움·포스코·한화(각 3개) 순이었다. 계열 제외된 회사가 많은 집단은 ▲카카오(17개) ▲SK(9개) ▲이랜드·현대자동차(각 3개) 순이다.
공정위는 이번 소속회사 변동에서 3가지 특징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먼저 최근 대기업들은 선택과 집중을 기조로 실적이 부진한 사업을 정리했다. 미래 성장 동력에 집중하고자 지분매각, 흡수합병, 청산종결 등을 통해 비핵심 소속회사를 다수 계열 제외한 것이다.
그 예시로 카카오는 넵튠 등 게임개발 관련 계열사 10개를 포함해 총 17개사를 계열 제외했다.
사업구조 재편의 움직임은 전기차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SK는 실리콘 음극재 관련 계열사였던 얼티머스와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 전기차 충전 사업자인 SK일렉링크의 지분을 매각했다. LG는 전기차 충전기 관련 하이비차저를 계열 제외했다. 포스코 역시 이차전지 관련 포스코씨앤지알니켈솔루션을 청산했다.
몸집줄이기 기조 속에서도 기존 사업 확장 또는 신사업 추진을 위한 지분취득과 회사설립 등 계열 편입은 꾸준히 이뤄졌다.
삼성은 노인 복지시설의 설치·운영을 목적으로 삼성노블라이프를 설립했다. 포스코는 희귀 특수가스 사업 확장을 위해 켐가스코리아의 지분을 취득했다.
이 밖에도 CJ는 콘텐츠 사업 강화를 목적으로 콘텐츠웨이브를 계열 편입했고 네이버는 증권플러스 비상장의 지분을 취득했다. 태광은 화장품 사업 진출을 위해 실을 설립했다.
부동산 개발 및 투자 관련 회사에 대한 계열 편입도 활발했다. 한화는 부동산 관련 자산운용사인 이음자산운용의 지분을 취득했다. GS와 신세계, 한진도 관련 계열사를 설립했다. 해당 기간에 계열편입된 부동산 개발 및 투자 관련 회사는 14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