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진성 기자] 국내 에너지 공기업들이 기존 남성 위주 문화를 바꾸고 있어 주목된다. 정부의 차별없는 양성평등 기조에 적극 부응하며 여성 책임자 및 직원들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여성 직원들의 근속연수 등을 고려하면 임원급도 대거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남부발전에서 창사 25년 만에 최초로 기술직 여성부장에 임명된 홍진영 하동빛드림본부 환경설비부장 (사진=한국남부발전)
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31개 공기업 중 29개 기관이 여성 직원을 늘리는 추세다. 특히 공대 위주로 남성들이 주도했던 에너지공기업 모두가 여성 인력을 늘렸다.
발전사인 한국중부발전은 2020년 341명에 그쳤던 여성현원이 지난해 3분기 기준 490명으로 크게 늘렸다. 한국동서발전은 2020년 327명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442명으로 늘었고 남부발전도 같은 기간 332명에서 433명으로 증가했다. 서부발전은 이 기간 327명에서 435명으로 남동발전도 335명에서 429명으로 여성 현원을 높였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한전KDN, 한전KPS, 한국전력기술 등 에너지 공기업 모두가 여성 현원을 늘리는 추세다. 이같은 추세에 맞춰 최근 남부발전은 지난해 하반기 정기인사에서 하동빛드림본부 환경설비부장에 홍진영 탄소중립처 부장을 임명해 주목받기도 했다. 창사 25년 만에 최초의 기술직 여성부장이다.
공기업 중 2020년 대비 여성 현원이 감소한 곳은 그랜드코리아레저와 한국도로공사가 유일하다. 여성 현원이 증가한 배경은 당시 문재인 정부 시절 양성평등 정책에 따른 것도 있지만 여성의 공대 출신이 늘어난 영향도 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다만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거나 1~2명 선에서 그치는 대목은 아쉬운 측면이지만 업계에서는 여성 임원이 조만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배경으로는 근속연수가 거론된다. 에너지 공기업들의 근속연수를 보면 남성 직원에 비해 여성 직원이 모두 적다. 발전사 같은 경우는 최대 80개월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
공기업 관계자는 "최근 동서발전과 남부발전 등 남성 위주로 평가됐던 에너지 공기업들이 여성 책임자를 늘리고 있다"며 "정부의 양성평등 정책도 채용하는 데 영향을 끼쳤겠지만 15여년 전부터 여성 공대 출신이 늘기 시작해 입사자가 많아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남부발전 사례같이 현장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여성 직원이 많다는 점에서 조만간 여성 임원들도 많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