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태광그룹이 조선업 인수전에 뛰어들며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의 수혜가 예상되는 중견 조선사를 확보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14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과 미국 사모펀드 TPG는 케이조선 예비인수의향서를 공동 제출했다.
매각 대상은 연합자산관리·KHI 컨소시엄이 보유한 케이조선 지분 99.58%와 회사채 등이다. 인수 가격은 5000억원 안팎으로 전해졌다.
태광은 "투자 규모와 비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단순 지분 투자 목적으로, 태광이 주축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TPG가 경영권 인수를 주도하고 태광산업은 재무적 투자자 역할을 하는 구조로 풀이된다.
케이조선 인수전 참전 배경에는 마스가 프로젝트 등에 따른 수주 호황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조선은 탱커와 중대형 원유 운반선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중견 조선사로,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 사업 참여도 준비하고 있다.
케이조선은 전신인 STX조선해양 시절 세계 4위권 조선사였으나 금융위기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021년 유암코·KHI 컨소시엄이 2500억원에 인수한 뒤 조선업 호황으로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태광그룹은 잇달아 대형 인수합병 건에 이름을 올리며 사업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10월 애경산업 경영권을 47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인수 본입찰에도 참여했다.
태광산업은 올해 7월 화장품·에너지·부동산 개발 등 신사업 진출을 위해 2025년과 2026년 1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투자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태광산업의 매출은 2022년 2조6066억원에서 지난해 2조1218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손익은 3년 연속 적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