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비금면 주민들이 최근 추진되고 있는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관련해 ‘햇빛연금(주민수익공유제)’ 제도가 실질적 피해 보상책으로는 부족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업체측이 구상한 비금도 (자료=신안군 비금면 주민일동)
[한국정경신문(신안)=최창윤 기자] 신안군 비금면 주민들이 최근 추진되고 있는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관련해 ‘햇빛연금(주민수익공유제)’ 제도가 실질적 피해 보상책으로는 부족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에 따르면 햇빛연금은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지역 주민 수익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정작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들은 제도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피해 규모 대비 턱없이 부족한 보상액
비금도 주민들은 햇빛연금으로 지급되는 금액이 변전소·송전선로 설치로 인한 토지가격 하락, 소음, 전자파 피해 등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고 호소한다.
이미 비금도의 염전지는 도초도의 염전지가의 60%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역시 염전으로서의 가치보다는 태양광 발전 부지로 평가받고 있어 주민들이 막대한 재산상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 동의 없는 사업 강행
주민들은 그린에너지가 추진하는 태양광발전사업과 육지풍력발전사업은 추진 과정에서 형식적인 절차도 없었다고 주장한다.
특히 육지풍력발전 사업은 2013년 서희건설이 신안군과 체결한 MOU를 기반으로 시작되었으나, 이후 그린풍력발전이 인수하여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사업은 이미 허가를 받은 지 10년이 넘은 장기 사업으로, 그동안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 회피 의혹
그린태양광발전은 환경영향평가를 피하기 위해 105.9MW 규모의 사업을 4개 사업자로 쪼개어 개발행위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 사업자 명은 ‘비금태양광 1호~13호’로 운영되고 있어, 명목상 분할을 통한 규제 회피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은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받지 않고 추진되는 사업은 결국 지역 환경 파괴와 주민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제도 운영의 불공정성
주민들은 또 신안군이 도시계획 조례상 주민 지분 확보를 허가조건으로 내세우면서도 실제 허가는 ‘주민 지분 의향서’만으로 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로 인해 일부 사업자는 주민들에게 지분을 배분하지 않고, 사실상 주민 복지사업처럼 포장된 사업이 기업의 수익 창출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주민태양광과 ‘햇빛연금’의 실체
현재 비금도에서는 약 200MW 규모의 주민태양광 발전이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월 5만 원 수준의 햇빛연금을 받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 제도를 실질적인 보상으로 보지 않는다.
“피해 규모에 비해 금액이 턱없이 적고, 사업 이익은 일부 토지 소유주나 사업자에게만 돌아간다. 정작 주변 거주자들은 소음·전자파 피해를 감수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 수익은 극대화되는 반면, 주민 체감 이익은 미미하다는 것이 주민들의 불만이다.
■주민협의회 설립추진위원회의 요구
비금면 주민대책위 설립추진위원회는 “현재 제도는 기업의 수익만을 보장하는 구조일 뿐, 피해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보상책이 전무하다”며 “관련 조례 개정을 통해 주민 수용성과 피해 보상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주민들은 신안군의 햇빛연금 제도가 다른 지자체에서도 롤모델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피해 주민의 목소리가 배제된 제도가 전국적으로 확대될 경우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신안군 비금면 주민들이 최근 추진되고 있는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관련해 ‘햇빛연금(주민수익공유제)’ 제도가 실질적 피해 보상책으로는 부족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추석명절 전단지 (자료=신안군 비금면 주민일동)
■사회적 관심 촉구
주민들은 이번 사안이 단순히 지역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직결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언론과 사회가 함께 관심을 가져 피해 주민의 권리가 보장되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또한 비금도 주민들은 다가오는 추석 명절을 맞아 암태남강선착장에서 비금도와 도초도 고향을 방문하는 방문객들에게 관련 사실을 알리고 고향을 지키기 위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반대 서명부 작성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