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한국 기업과 미국 1위 방산업체가 전략광물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탈중국' 움직임의 첫 성과다.
고려아연은 세계 1위 방산기업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및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6일 발표했다.
고려아연과 록히드마틴이 미국 현지시간으로 25일 게르마늄 공급·구매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마이클 윌리엄슨 록히드마틴 인터내셔널 사장,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사진=고려아연)
이번 MOU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추진된 민간 차원의 성과다. 핵심 희소금속 분야 한미 협력의 첫 성공 사례라는 평가다.
체결식에는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과 록히드마틴 마이클 윌리엄슨 글로벌부문 사장 등이 참석했다.
MOU 내용은 명확하다. 고려아연이 중국·북한·이란·러시아 이외 국가에서 제련한 게르마늄을 록히드마틴에 공급한다. 록히드마틴은 이를 구매하는 오프테이크 계약을 추진한다.
록히드마틴은 F-22 랩터, F-35 스텔스 전투기, 패트리엇 미사일 등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방위산업체다. 2024년 말 수주 잔액이 1760억달러(약 246조원)에 달한다.
게르마늄은 야간투시경, 열화상 카메라, 적외선 감지기 등 방위산업 핵심소재다. 인공위성 태양전지판과 고성능 반도체에도 쓰인다.
현재 세계 게르마늄 생산량의 68%가 중국산이다. 중국이 자원무기화를 추진하면서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고려아연은 울산 온산제련소에 1400억원을 투입해 게르마늄 공장을 신설한다. 2027년 시운전을 거쳐 2028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한다. 연간 고순도 게르마늄 메탈 약 10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이미 안티모니 대미 수출에 나선 상태다. 올 6월 20톤을 선적했으며 연내 100톤 이상, 내년 240톤 이상으로 수출량을 늘릴 예정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는 국익 차원에서 중요한 전략적 과제"라며 "한·미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다지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