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KT의 야놀자 지분 매각 추진으로 야놀자의 나스닥 상장 불확실성에 힘이 실린다. 여기에는 2대 주주인 소프트뱅크가 상장 시점을 재검토하고 있는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0일 정보통에 따르면 야놀자의 기업가치가 나스닥 상장을 위한 목표점으로 잡은 10조원에 못 미치면서 2대 주주인 소프트뱅크가 야놀자의 상장 일정을 재조정하고 있다.

최근 야놀자의 기업가치는 장외시장 거래가 기준 6조원대로 추정된다.(사진=연합뉴스)

야놀자는 2021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 투자 유치 후 8조원 규모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소프트뱅크는 2조원 투자를 통해 야놀자 주식 24.9%를 확보한 2대 주주다.

현재 야놀자의 기업가치는 장외시장 거래가 기준 6조원대로 추정된다. 2022년 소프트뱅크 투자 유치 이후 야놀자의 나스닥 상장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업가치는 12조원까지 치솟았다.

코로나 이후 여행시장 회복이 기대보다 더뎠다. 여기에 미국 증시가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기업가치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야놀자가 놀유니버스로 외형은 확장됐지만 확실한 수익구조 없다는 점도 투자자들로서는 불확실성이다.

지난해 2~3분기 외신을 중심으로 야놀자 나스닥 상장 추진 가능성 보도가 쏟아질 당시만해도 증권플러스 비상장 기준 야놀자 주가는 7만2000원대였다. 현재는 3만3000원대로 반토막 상태다.

야놀자가 적정 기업가치 평가를 받지 못하자 주요 투자자이자 2대 주주인 소프트뱅크가 있는 상장 일정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야놀자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었으나, 2021년 당시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투자 조건으로 나스닥 상장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야놀자 역시 소프트뱅크 투자를 계기로 국내 상장 대신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미국 나스닥 상장으로 방향을 선회한 분위기였다.

소프트뱅크는 야놀자를 통해 앞서 쿠팡 사례처럼 투자 후 지분 매각을 통한 수익창출을 기대했다. 현재 대내외적 상황이 여의치 않아 적정 시점을 다시 검토하도록 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프트뱅크는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쿠팡에 3조350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쿠팡이 성장하고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2021년, 2022년, 2025년 세 차례 지분을 매각했다. 지분 매각을 통해 소프트뱅크가 회수한 자금은 4조5000억원 규모로 투자 대비 30% 이상 수익을 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일 한국정경신문에 “소프트뱅크가 쿠팡 상장 이후 여러 차례 주식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한 사례가 있어 야놀자 상장 후 유사한 방식으로 지분 매각을 고려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야놀자가 소프트뱅크가 원하는 기업가치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분 매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워 야놀자의 나스닥 상장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KT의 야놀자 지분 매각도 야놀자의 나스닥 상장 지연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18일 KT는 최근 국내 한 회계법인을 통해 야놀자 지분 매각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진다. KT는 2019년 야놀자 시리즈D 투자 라운드에 참여해 200억원 규모 투자를 집행했다.

현재 KT가 보유 중인 야놀자 지분은 전량의 1%에 불과해 부담은 적다.

야놀자 측은 KT의 지분 매각과 관련해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이다.